어린 시절에 서부극 보는 재미를 가르쳐 준 두 사람이 있다. 하나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또 다른 하나는 배우 테렌스 힐이다. 둘 다 정통 서부극에서 비켜 선 스파게티 웨스턴 계열이지만 아메리칸 서부극이 줄 수 없는 재미를 줬다. 어린 시절에는 '하이 눈'의 진지함과 '역마차'의 웅장한 구도보다 오로지 무뚝뚝한 사내들의 현란한 총싸움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황야의 무법자' 3부작을 통해 서부극이 얼마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장르인지를 알려줬고, 테렌스 힐은 '튜니티' 시리즈를 통해 서부극이 얼마나 웃기고 신나는 장르인지를 가르쳐줬다. 그런 느낌은 나만 가졌던 것은 아니었는지, 이후 미국 서부극들은 구로자와 아키라의 사무라이 영화와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을 마구 섞은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