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클로드 를르슈 2

레이디스 앤 젠틀맨

기발한 방법으로 보석상을 털어온 도둑 발렌틴(제레미 아이언스 Jeremy Irons). 어느 날 뜻한 바가 있어 모든 것을 버리고 요트를 조종해 모로코로 떠난다. 매혹적인 목소리의 재즈 가수 제인(파트리샤 카스 Patricia Kaas). 자신의 애인과 동료가 사랑에 빠진 것을 알고 배신감에 역시 모로코로 떠난다. 모로코에서 만난 전혀 상관없는 두 사람은 공교롭게 부분기억상실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느닷없이 인생의 일부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두 사람은 이를 치료하기 위해 모로코 성지를 방문하며 사랑을 느낀다. 훗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진 두 사람, 과연 서로를 알아보고 기억할 수 있을까. '신사 숙녀 여러분'이라는 희한한 제목을 가진 '레이디스 앤 젠틀맨'(and Now...Ladies and ..

남과 여

클로드 를루슈(Claude Lelouch) 감독의 '남과 여'(A Man And A Woman, 1966년)는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아름다운 사랑의 서정시 같은 영화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프랑스 해안가 풍경 위로 안타까운 연인의 사랑 이야기와 프란시스 레이의 감미로운 음악이 바람이 돼서 흐른다. 내용은 미망인이 된 여인과 홀아비인 남자(장 루이 트랜티냥 Jean-Louis Trintignant)이 주말에 각각 자식의 기숙학교를 방문했다가 눈이 맞아 사랑을 느끼는 내용이다. 어찌 보면 '비포 선라이즈' 풍 영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절제된 대사와 뮤지컬처럼 등장인물의 심정을 노래로 표현한 점, 컬러와 흑백을 오가는 독특한 영상으로 당시 화제가 됐다. 덕분에 그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