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킴 베신저 2

킴 베신저의 쿨 월드

랄프 박시 감독의 '쿨 월드'(Cool World, 1992년)는 국내 DVD 타이틀 제목이 '킴 베신저의 쿨 월드'이다. 제작사에서 아무래도 가장 인지도 있고, '나인 하프 위크' 이후 섹시 심벌로 꼽히는 킴 베신저를 내세워야 잘 팔릴 것이라고 본 모양이다. 그렇다고 킴 베신저가 스타의 전부는 아니다. 브래드 피트, 가브리엘 번 등 쟁쟁한 스타들이 아주 젊은 모습으로 줄줄이 나오지만 당시로서는 킴 베신저 만큼 유명 스타는 아니었다. 이 영화는 독특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주인공이 만화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가 현실과 만화 사이를 오가며 모험을 벌이는 내용. 당시로서는 기발하고 독특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1988년에 나온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의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를 떠올리지 않을 수 ..

나인 하프 위크 (블루레이)

인터넷이 없던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 잘만 킹 감독의 작품들은 금기시된 것들을 알려주는 교과서였다. 당시 비디오대여점에 꽂힌 '레드슈 다이어리' '투 문 정션' '와일드 오키드' 같은 그의 작품들은 피 끓는 청춘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그만큼 1980, 90년대 청춘들에게 잘만 킹은 음지의 스승인 셈이다. 원래 잘만 킹은 배우였다. 그러나 배우로서 별반 재미를 보지 못하자 잘만 킹은 소질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제작 쪽으로 돌아섰다. 그 첫 작품이 그가 제작한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나인 하프 위크'(9 1/2 Weeks, 1986년)다. 원래 잘만 킹이 감독하려 했으나 초보인 그에게 작품을 선뜻 맡기는 사람이 없어, 당시 '플래시댄스'로 주가를 올린 애드리안 라인을 감독으로 끌어 들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