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타셈 싱 3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블루레이)

언젠가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고 압도적인 영상미에 입을 다물지 못한 영화가 있다. 바로 타셈 싱 감독의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The Fall, 2006년)이다. 짧은 시간에 그토록 놀라운 영상을 선보였으니 본편은 얼마나 대단할까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DVD로만 봤다. 지금도 극장 상영을 놓친 것이 참으로 후회된다. 이 영화는 위대한 작가의 예술적 집념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걸작이다. 인도계인 타셈 싱은 1981년 불가리아 영화 '요호호'를 보고 리메이크하기로 결심해 15년 동안 판권 섭외에 매달렸다. 판권을 확보한 뒤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하며 17년 동안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뿐만 아니라 순수한 아이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재창조할 수 있는 주인공 소녀를 찾기 위해 7년을 ..

신들의 전쟁 (블루레이)

그리스 로마 신화는 곧잘 영화 속 소재로 등장한다. 일일이 이름을 외우기 힘들만큼 온갖 신들과 영웅이 등장하기 때문. 무엇보다 그리스 신화의 특징은 신들이 선악의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 신들은 인간처럼 분노하고 질투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욕심도 부린다. 그러니 더 할 수 없이 좋은 영화의 소재가 될 수 밖에 없다. 타셈 싱 감독의 '신들의 전쟁'(Immortals, 2011년)도 그런 영화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를 고스란히 갖다 쓴 것이 아니라 재미를 위해 내용을 왕창 바꿨다.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인 테세우스는 졸지에 사생아가 돼버렸고, 태양신 하이페리온은 개망나니 폭군으로 둔갑했다. 그렇게 설정을 바꿔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놓고, 만신전의 신들이 총출동해 테세우스를 도와 하이페리온..

신들의 전쟁

그리스 로마신화를 보면 테세우스는 헤라클레스와 더불어 참 이야기거리가 많은 영웅이다. 워낙 힘이 장사였던 그는 침대 길이보다 길거나 짧은 사람을 자르거나 늘려 죽였던 악당 프로크루스테스, 크레타 미궁에 갇혀 제물로 받친 사람들을 잡아먹고 살던 황소머리를 가진 반인반우 괴물 미노타우로스, 여인왕국의 여전사들인 아마조네스 등을 모두 물리치고 아테네의 왕이 됐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여인네와 얽힌 사랑에는 아픔이 있다. 크레타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는 디오니소스의 꾐에 빠져 낙소스섬에 남겨두고 떠났고, 아리아드네의 동생인 페드라를 아내로 맞지만 비극으로 이어졌다. 아마조네스의 여왕 히폴리테 사이에서 낳은 아들 히폴리토스를 새엄마인 페드라가 사랑한 것. 하..

영화 201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