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타케나카 나오토 2

스윙걸즈 (블루레이)

수중발레를 하는 엉뚱한 남자 고교생들의 이야기인 '워터 보이즈'로 웃음을 터뜨렸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스윙걸즈'(Swing Girls, 2004년)에서는 재즈 밴드를 결성한 여고생들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남학생이 한 명 끼어 있긴 하지만, 주축은 어디까지나 여고생들이다. 보충수업을 받기 싫어 핑계 김에 우연히 빅밴드를 결성한 여고생들이 밴드의 매력에 제대로 빠져 본격적인 재즈 밴드로 나서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실제로 배우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열성 끝에 출연자들이 직접 재즈를 연주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따라서 최상급 연주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만큼은 진솔하게 다가 온다. 여기에 감독은 고교생 특유의 발랄한 유머를 곁들여 '워터 보이즈'처럼 유쾌한..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

예쁘장한 소녀가 긴 칼을 휘두르며 사방에 피를 뿌린다. 아리따운 소녀와 피비린내의 잔혹함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는 부조화의 묘미가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특징이다. 특히 그는 '버수스'에서 웃음과 폭력의 궁합을 끌어냈다면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에서는 절제된 미와 잔혹함의 결합을 선보였다. 그래도 공통점이자 기저를 이루는 것은 역시 끝간데 없는 잔혹 영상이다. 어려서부터 자객으로 자란 소녀가 세상의 전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칼을 휘두르는 내용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원작은 1994년에 연재된 코야마 유우의 유명 만화로, 28권이 출간됐으며 800만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감독은 원작 중에서도 잔혹한 부분만을 추려낸 것 처럼 시종일관 피의 향연을 펼친다. 고어류의 액션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밑도 끝도 없이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