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테리 길리엄 2

여인의 음모 (블루레이)

지금도 이 영화 제목이 국내에서는 왜 '여인의 음모'인 지 모르겠다. 브라질이라는 원제보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제목이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여인의 음모'(Brazil, 1985년)는 암울한 근 미래를 다룬 SF영화다. 세상은 '1984'의 빅 브라더 같은 권력이 장악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는 사람들은 공권력 앞에서 무력하기만 하다. 정부 권력의 핵심인 정보부에 근무하는 주인공은 부조리한 현실을 깨닫고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도피를 꿈꾼다. 영화가 그리는 세상은 암울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언뜻보면 영화 속 미래는 과학기술이 발달했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약간씩 어긋나있다. 엘리베이터는 중간에 멈추고 에어컨이 고장나 온 집안이 난장판이 된다. 압권은 파리를 쫓다가 이름이 잘못 입력..

몬티 파이튼의 성배 (블루레이)

테리 길리엄과 테리 존스 감독의 '몬티 파이튼의 성배'(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1975년)는 황당 무계한 상황으로 웃음을 터뜨리는 패러디 코미디물이다. 당시로서는 말도 안되는 기발한 상황을 설정해 웃음을 터뜨리며 걸작 코미디로 칭송받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사실상 '총알 탄 사나이' 같은 패러디 코미디의 원조로 꼽히는 작품인 만큼, '총알 탄 사나이'류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그런 류의 영화를 싫어하면 오히려 말도 안되는 싸구려 영화로 보일 수 있다. 영화의 내용은 영국 아더왕의 전설을 이용해 원탁의 기사들이 성배를 찾아 떠난 모험담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아더왕 전설과 아주 아주 많이 다르다. 말도 없이 말타는 흉내를 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