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테일러 쉐리던 2

윈드리버 (블루레이)

테일러 쉐리던 감독의 '윈드리버'(Wind River, 2017년)는 광활한 와이오밍주의 윈드리버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다.와이오밍주는 면적이 25만 제곱킬로미터로, 약 10만 제곱킬로미터의 남한보다 2.5배나 넓은 땅이다. 그런 곳에 인구는 52만 명에 불과하다.인구로 따지면 미국 50개 주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온 세상을 꽁꽁 얼리는 혹독한 겨울 때문일 수 있다.대부분의 미국 땅이 그렇듯 원래 이 곳은 백인들이 살기 전까지 인디언의 땅이었다. 그러나 한때 이 곳을 지배했던 쇼쇼니족과 아라파호족은 이제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보호를 받는 존재가 돼버렸다.그것도 '죽어간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처럼 서서히 숫자가 줄고 있..

로스트 인 더스트(블루레이)

데이비드 맥켄지 감독의 '로스트 인 더스트'(Hell or High Water, 2016년)는 황량한 텍사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대판 서부극이다. 내용은 연달아 은행을 터는 두 형제와 이를 쫓는 보안관들의 이야기다. 두 형제는 마치 서부개척시대 무법자들처럼 복면을 쓴 채 은행을 털고, 보안관들은 현상금 사냥꾼처럼 이들의 뒤를 쫓는다. 얼핏 보면 선과 악이 대비되는 구도이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악은 따로 있다. 바로 금융자본주의의 주역인 은행이다. 평생 죄 한 번 짓지 않고 산 주인공(크리스 파인)은 어머니가 은행에 진 빚 때문에 유일한 유산인 농장을 은행에 빼앗기게 되자 이를 막기 위해 총을 든다. 먼지 풀풀 날리는 황량한 농장이지만 주인공에게는 이혼한 아내와 자식들을 지킬 삶의 기반이자 터전이다.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