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토니 스코트 4

탑건(4K 블루레이)

토니 스코트 감독의 '탑건'(Top Gun, 1986년)은 탑건이라는 존재를 세상에 알린 영화다. 탑건은 미 해군과 해병대가 운영하는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위한 공중전 교관 학교다. 최고의 공중전 기술을 가르친 뒤 항공모함이나 각 비행대로 돌아가 이를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등장했다. 당연히 이 곳을 나온 전투기 조종사들은 최고의 공중전 실력을 자랑한다. 그만큼 뛰어난 전투기 조종사들을 선발해 훈련을 실시한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뉴욕 매거진에 실린 에후드 요네이가 쓴 기사 '탑건'을 읽고 흥미를 느껴 영화로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흥행을 확신하지 못했다. 이렇다 할 줄거리도 없고 전투기가 나와 하늘을 누비는 영화를 과연 사람들이 볼까 싶었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작품은 스토리가 빈약하..

폭풍의 질주(4K 블루레이)

자동차 경주를 소재로 다룬 영화 '폭풍의 질주'(Days of Thunder, 1990년)는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와 돈 심슨, 토니 스코트 감독, 톰 크루즈 등 '탑건' 제작팀이 만든 두 번째 영화다.뛰어난 운전 실력을 갖춘 레이서가 나스카 레이싱 우승을 목표로 전력 질주하는 이야기다. '탑건'에서 하늘을 날았던 톰 크루즈가 이 작품에서는 속도에 목숨을 건 주인공을 맡아 뜨거운 트랙 위를 질주한다.영화 속 레이서들은 여러 사고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결코 우승을 향한 집념을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의 묘미는 속도감을 잘 살린 자동차 경주 장면들이다.토니 스코트 감독은 BMW 광고를 위한 단편 영화집인 '하이어'에서 한 편을 맡아 감독할 정도로 워낙 스피드를 좋아한다. 그는 이 작품에서도 이런 장기를 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블루레이)

1980년대 초반까지 약 30년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의 극비 기관 NSA(국가안전보장국)는 1952년 트루먼 대통령이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일본군의 암호를 해독하는 일에서 출발한 이 기구는 이후 전세계의 정보를 수집하는 방대한 일을 한다. 중앙정보국(CIA)과 다른 점은 스파이의 직접적 활동보다 전보, 전화 등 통신 내용 도청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다. 80년대 이미 바다 위 선박에서 이루어지는 전보 및 전화 도청, 중국 관리들의 전화 등을 도청했다. 이 같은 내용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드러난 것은 제임스 뱀포드가 쓴 '수수께끼의 궁전'이라는 책이 발간되면서부터였다. 이 책은 국내에도 정음사에서 1983년에 번역 출간됐다. 토니 스코트 감독이 만든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맨 온 파이어

'탑건' '크림슨 타이드' 등 강렬한 액션 영화를 주로 만든 토니 스코트(Tony Scott) 감독의 '맨 온 파이어'(Man on Fire, 2004년)는 호승심을 자극하는 남성 영화다. 이 작품은 실패한 남자의 재기를 위한 노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아낌없는 희생과 복수 등 남자의 가슴을 흔들만한 요소들을 골고루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1980년대 극장가를 주름잡던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홍콩 누아르와 맥을 같이한다. BMW 광고로 유명세를 탄 감독답게 이번 작품은 감각적 영상으로 가득하다. 거친 질감의 영상과 강렬한 색상, 쉼 없이 흔들리는 역동적 카메라와 빠른 장면 전환 등은 지나치게 감각적인 것에 집착한 경향이 없지 않지만 관객의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힘이 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