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토니 토드 3

파이널 데스티네이션5 (블루레이)

사람의 죽음을 마치 놀이처럼 다뤄서 성공한 시리즈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이 시리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갖가지 사고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렇다보니 얼마나 희한하고 끔찍하게 죽어가는 지가 승부의 요소가 됐다. 이 시리즈는 상상 속 괴물이나 귀신, 쓸데없이 흉기를 휘두르는 미치광이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 흔한 살인자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싹한 공포를 주는 비결은 바로 우리 생활 속에 일어날 법한 사망 사고라는 점이다. 즉, 죽음의 도구가 우리 주변 곳곳에 널려 있는 생활 도구이며, 사건 현장은 우리가 흔히 오가는 길거리, 다리, 놀이동산, 건물 등이다. 그만큼 죽음이 우리 도처에 널려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 점이 영화의 성공 포인트다. 5번째 시리즈인 '파이널 데스티..

파이널 데스티네이션2 (블루레이)

예전 영화 담당 기자 시절, 가장 곤혹스러웠던게 공포물 시사였다. 공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편의 작품은 예외였다. 데이비드 엘리스 감독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2'(Final Destination2, 2003년)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이 작품은 정체모를 괴물이나 귀신이 등장해 쓸데 없이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 기존 공포물과 달리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사고를 이용해 숨막히는 긴장과 섬뜩한 공포를 느끼게 한다. 언뜻보면 영화는 죽음이라는 무형의 명제를 이용해 사건을 끌어가기 때문에 독특해 보이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잔인하게 난도질 하는 스플래터 무비이다. 즉 '13일의 금요일'이나 '스크림'처럼 희생자들이 연이어 죽어나가지만 잔인한 살인마 대신 보이지 않는 죽음이 만든 정교한 사고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루레이)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타나토스는 죽음의 신이다. 사람이 죽을 때 잠의 신 히프노스와 함께 나타나서 영혼을 가져가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파괴의 본능으로 해석했다. 살려는 본능이 에로스라면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는 공격적이어서 남과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파괴의 본능으로 본 것이다. 이처럼 서양의 시각은 삶과 죽음을 양 극단에서 다르게 봤지만 옛부터 동양은 죽음 또한 삶의 한 과정으로 보고 친숙하게 생각했다. 유교의 제사나 불교의 윤회 사상 모두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제임스 웡 감독의 '파이널 데스티네이션'(Final Destination, 2000년)은 정해진 운명 같은 죽음을 다뤘다. 죽음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웡 감독의 동양적 사고로 서양인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죽음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