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톰 히들스턴 3

콩: 스컬 아일랜드(블루레이)

조던 보트로버츠(Jordan Vogt-Roberts) 감독의 '콩: 스컬 아일랜드'(Kong: Skull Island, 2017)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킹콩을 다룬 영화다. 그렇지만 1933년 원작과 1976년 존 길러민 감독과 2005년 피터 잭슨 감독의 리메이크작이 킹콩과 인간의 갈등을 다뤘다면 이 작품은 거대 괴수들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내용은 1970년대 우연히 발견된 미지의 해골섬에 군인과 학자들로 구성된 탐험대가 파견돼 거대 고릴라인 콩과 괴수들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탐험대는 콩뿐만 아니라 괴수들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피 튀기는 사투를 벌인다. 따라서 원작과 완전히 다른 괴물영화로 봐야 한다. 괴물영화인 만큼 당연히 주인공은 사람보다 거대 괴수들이다. 무엇보다 킹콩이 ..

어벤져스: 4K 블루레이

조스 웨던 감독의 영화 '어벤져스'(The Avengers, 2012년)를 보면 소녀시대 같은 걸그룹이 생각난다. 고운 아가씨들이 나와 춤을 추고 돌아가며 노래를 한 소절씩 부르는 걸그룹처럼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 초영웅들이 등장해 돌아가며 힘자랑을 펼친다. 어찌보면 이 같은 영웅들의 집합은 미국식 물량주의의 산물이다. 거대 자본과 물량을 투여해 압도하는 영상은 할리우드가 아니면 만들기 힘들다. 어린 시절 TV를 보며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는데 그런 상상을 코믹북에 이어 영화로 옮겼다. 그런 점에서 어렸을 때 받으면 즐겁고 신났던 종합선물세트를 닮았다. 하지만 종합선물세트라는게 실속은 없다. 커다란 상자를 뜯어보면 각종 과자들이 각각 포장 상태로 들..

토르: 다크월드 (블루레이)

북구 신화를 바탕으로 한 토르는 여느 슈퍼히어로물과 달리 신이 주인공이다. 그만큼 상대 또한 강력하다. 단순히 돈에 눈이 먼 악당이 아니라 행성을 통채로 파괴하고 우주를 뒤집어 엎으려는 야욕을 지닌 신에 가까운 괴물이다. 이 둘이 만나 대결을 벌이는 만큼 엄청난 파괴력이 불을 뿜는다. 이것이 전편에 이어 후편을 관통하는 토르의 기본적인 설정이다. 하지만 앨런 테일러 감독의 '토르: 다크월드'(Thor: The Dark World, 2013년)는 전편 만큼 인물의 결이 섬세하게 묘사되지 못했다. 전편이 세익스피어 전문배우인 케네스 브레너가 감독을 맡아 등장인물들 간에 관계가 빚어내는 갈등과 캐릭터의 성격을 요란한 액션 속에 잘 표현했다면, 이번 작품은 늘어지는 이야기 속에 캐릭터들이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