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트럭 2

결투(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가 24세때인 1971년에 만든 '결투'(Duel, 1971년)는 그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걸작이다. 당시 무명이었던 그는 어느날 플레이보이지에 실린 리처드 매터슨의 단편소설을 보고 영화로 만들 결심을 했다. 그렇지만 이름없는 신인 감독에게 작품을 선뜻 맡길 제작사는 없다. 결국 그는 어렵게 유니버셜과 TV 영화용 작품계약을 맺었다. 제작비와 일정에 쫓기던 그는 12일만에 작품을 완성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빨리 만든 만큼 엉성할 줄 알았으나 너무나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기 때문이었다. 그 뒤 제작자들은 스필버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 작품이 없었다면 스필버그는 할리우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스필버그가 히치콕 감독에게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이 작품은 쫓고 쫓기는 자..

트럭

시체를 가득 실은 트럭에 올라탄 연쇄살인마.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체를 실어나르는 트럭 운전사와 살기 위해 도망치는 연쇄살인마의 위험한 동행이라는 설정은 '트럭'(2007년)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이게 전부다. 범상치 않은 설정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 반쪽이 보이는 표지에 반해 작품을 선택했다면 후회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성긴 설정이다. 누구나 그럴 법 하다며 고개를 끄덕일 만한 정교하고 치밀한 구성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우연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될 뿐이다. 이는 지나치게 설명을 생략하고 작위적인 내용으로 채운 권형진 감독의 연출을 탓할 수 밖에 없다. 느닷없는 룸살롱의 살인극이나 시체더미에 실린 여자가 죽지 않은 이유, 아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