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폴 그린그래스 4

제이슨 본 (블루레이)

작가 로버트 러들럼이 1980년에 창조한 스릴러 소설의 주인공 제이슨 본은 이전 시리즈와 다른 인물이다. 선악 구조가 확연한 이야기 속에서 국가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단선적인 첩보원 영웅들과 달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하며 정체모를 적과 싸우는 회색지대의 의 전사 같은 느낌이다. 2002년 등장한 영화 '본 아이덴티티'는 주인공을 더 한층 진일보 시켰다. 엉성한 액션만으로도 충분했던 007과 달리 투박하며 사실적인 액션을 앞세워 세계 최강 첩보기관이라는 CIA를 상대로 싸우는 내부의 적이라는 설정이다. 본 시리즈의 액션과 고민은 결국 007 시리즈를 비롯해 미션 임파서블 등 다양한 액션물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2,3탄을 거듭하며 사람들의 기대치도 올라갔는데 3탄이 기대에 미치지 ..

그린 존 (블루레이)

2003년 3월19일,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해 이라크를 침공한다. 명분은 후세인 정부가 전쟁 준비를 위해 숨겨 놓은 대량 살상 무기의 파괴였다. 미국은 그렇게 후세인을 축출해 2006년 목을 매단 뒤, 바그다드 궁전 일대를 개조해 안전지대를 만든다. 일명 그린 존이다. 미군이 이름 붙인 그린 존은 점령군의 심장부이자 식민 정부의 안뜰인 셈이다. 그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그린 존'(Green Zone, 2010년)은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워싱턴포스트의 바그다드 특파원을 지낸 라지브 찬드라세카란의 논픽션 '에메랄드 시의 제국주의 생활: 이라크의 그린 존 내부'라는 책이 원작이다. 실제로 대량 살상무기를 찾아 다니던 미군 수색팀을 통해 이라크전에..

본 얼티메이텀

'제이슨 본' 시리즈는 로버트 러들럼이라는 추리소설 작가를 다시보게 만든 작품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청년이 과거의 자신을 찾아 모험을 벌이는 과정을 탄탄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엮어낸 이 스릴러는 총 3부작으로 구성돼 있다. 영화도 소설을 따라 3부작으로 제작됐으며 최종 완결편이 바로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 2007년)이다. 감독은 2편인 '본 슈프리머시'의 감독이었던 폴 그린그래스가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관객을 영화속으로 빨아들이는 듯한 흡입력이다. 그린그래스 감독은 주인공인 본(맷 데이먼)을 마치 옆에서 따라 뛰는 것처럼 바짝 붙어 촬영하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덕분에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스릴이 넘치지만 쉼없이 흔들리는..

본 아이덴티티 & 본 슈프리머시 (본 박스세트)

더그 라이먼(Doug Liman이 감독한 '본 아이덴티티'(The Bourne Identity, 2002년)는 스파이 액션물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CIA 비밀공작원으로 활동하던 본(맷 데이먼 Matt Damon)이 작전중 사고로 기억을 상실한 뒤 원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본의 기억이 세상에 알려지면 곤란한 사건과 얽혀있어 CIA에서는 그를 제거하기 위해 뒤를 밟는다. 비록 본은 기억을 잃었지만 살인 무기로 훈련받은 싸움기술은 본능처럼 몸에 남아있어 혼자서 많은 적들을 물리치며 어려움을 헤쳐나간다.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같은 절묘한 추리 게임과 긴박한 액션, 자동차 추격씬이 얽혀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의외로 액션에 안 어울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