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피터 비지우 2

데미지 (블루레이)

루이 말 감독의 문제작 '데미지'(Damage, 1992년)는 아들의 여인을 사랑하는 아버지를 다룬 파격적인 소재 때문에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아들이 약혼녀와 벌이는 아버지의 저돌적인 애정행각은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그 바람에 이 영화는 국내에서 수입 금지를 당해 해외에서 공개된 뒤 2년이 지나도록 국내 개봉을 하지 못했다. 이를 보다 못한 루이 말 감독이 내한해 기자회견을 열고 당국을 설득해 1994년 겨우 심의를 받았는데 그마저도 7군데를 잘라내고 헤어 누드와 성기 노출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잘린 부분은 아버지가 아들의 연인과 애정을 나누는 장면들이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온전한 작품을 보기 힘들었다. 이 작품이 국내에서 제대로 선보인 것은 개봉 20주년을 맞아 디지털리마스터링을 거쳐 재..

나인 하프 위크 (블루레이)

인터넷이 없던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 잘만 킹 감독의 작품들은 금기시된 것들을 알려주는 교과서였다. 당시 비디오대여점에 꽂힌 '레드슈 다이어리' '투 문 정션' '와일드 오키드' 같은 그의 작품들은 피 끓는 청춘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그만큼 1980, 90년대 청춘들에게 잘만 킹은 음지의 스승인 셈이다. 원래 잘만 킹은 배우였다. 그러나 배우로서 별반 재미를 보지 못하자 잘만 킹은 소질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제작 쪽으로 돌아섰다. 그 첫 작품이 그가 제작한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나인 하프 위크'(9 1/2 Weeks, 1986년)다. 원래 잘만 킹이 감독하려 했으나 초보인 그에게 작품을 선뜻 맡기는 사람이 없어, 당시 '플래시댄스'로 주가를 올린 애드리안 라인을 감독으로 끌어 들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