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해적 4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블루레이)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en Tell No Tales, 2017년)는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해적 영화의 낭만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적 영화들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의 DNA를 갖고 있다. 해적들이 어딘가 숨겨 놓은 보물을 찾기 위해 사악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이라는 기본 구조다. 즉, 로또처럼 사람들의 물욕을 자극하는 일확천금의 꿈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여기에 아름다운 여인과 아크로바틱, 슬랩스틱이 가미된 액션과 웃음으로 사람들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해적 영화는 별다른 줄거리 없이도 언제나 유쾌하고 흥겹다. 그만큼 본능에..

해적: 바다로 간 산적(블루레이)

이석훈 감독의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년)은 웃기기로 작정하고 만든 활극이다. 내용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세운 뒤 중국 명으로부터 옥새를 받아오던 중 고래가 이를 삼켜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감독은 실제 조선의 국새가 태종때까지 10년 동안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에 이야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단초는 사실이지만 나머지 내용은 완전 허구다. 고래를 만나 난파한 배에서 사라진 옥새를 하필 고래가 삼키는 바람에 이를 잡기 위해 해적과 산적이 총출동한다. 김남길 손예진 이경영 유해진 김원해 오달수 신정근 김태우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한바탕 웃음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영화는 아예 처음부터 왁자지껄한 슬랩스틱 코미디식의 웃음을 겨냥하고 있다. 산적들의 어수룩한 강도질이나 상어와의 싸움 등은 만화적..

터키 시데

터키의 해안 도시인 시데는 자동차로 안탈리아에서 1시간 20분, 폭포가 있는 마나브가트에서는 20~30분 가량 걸린다. 이 곳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새하얀 로마시대 신전이 더 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고대 유적지다. 안탈리아 일대에 들어서 있던 팜필리아의 항구도시로 발전한 시대는 시데탄이라는 독자 언어를 썼다. 이 언어는 청동기시대에 터키 남서부 아나톨리아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사용한 루비아어로 발전했다. 시데는 바로 루비아어로 석류라는 뜻이다. 그만큼 시데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카타이오스는 시데를 황소의 신 타우로스의 딸 이름이라고 주장했다. 기원전 540년경, 이 지역은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기원전 334년에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항복해 마케도니아..

여행 2014.05.05

컷스로트 아일랜드 (블루레이)

레니 할린의 대작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Cutthroat Island, 1995년)는 출발부터 재앙이었다. 각본이 제때 못나와 촬영 중 옆에서 각본을 썼으며, 촬영 직전 남자 주인공을 맡은 마이클 더글라스가 그만둬 새로 배우를 구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촬영 감독 올리버 우드는 발목을 다쳐 촬영 1주만에 피터 레비로 교체됐다. 할린 감독이 촬영 보조를 교체하자 그를 따라 12명의 촬영 스탭이 줄줄이 그만뒀다. 하지만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이 작품에 제작사인 캐롤코의 생명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람보' '터미네이터2' '클리프행어' '원초적 본능' 등 히트작품을 줄줄이 만든 캐롤코는 1993년 큰 돈을 들인 '슈퍼마리오'가 망하면서 파산 일보 직전으로 몰렸다. 캐롤코는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