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허슬러 3

허슬러(블루레이)

로렌 스카파리아 감독의 '허슬러'(Hustlers, 2019년)는 대놓고 남자들의 등을 치는 간 큰 여자 사기단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제시카 프레슬러 기자가 뉴욕 매거진에 쓴 'The Hustlers of Scores'라는 기사를 토대로 한 만큼 실화다. 라모나(제니퍼 로페즈)와 데스티니(콘스탄스 우)를 주축으로 한 여자 사기단 일당의 수법은 간단하다. 약물과 미모를 이용한 꽃뱀이다. 이들은 돈 많은 월가의 부유한 남성들을 노려 접근한 뒤 마약과 흥분제를 섞은 약물을 술에 타서 먹인다. 남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 술집에서 신용카드를 마구 긁은 뒤 술집과 매출을 나누는 수법이다. 여러 명의 여성들과 조를 짜서 사기극을 벌이던 여성들은 처음에는 생계를 위해 남자들을 털었으나 나중에는 호사스러운 삶을 위한..

허슬러

로버트 로슨 감독의 명작 '허슬러'(The Hustler, 1961년)는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판 '타짜' 같은 영화다. 타짜의 등장인물들이 화투로 대결을 벌인다면 허슬러의 등장인물들이 대결을 위해 선택한 도구는 당구다. 내용은 내기 당구로 유명한 주인공 에디(폴 뉴먼)가 거물 당구꾼 미네소타 팻(잭키 글리슨)을 만나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에디는 몸과 마음에 고통을 받는 일도 겪고 소아마비를 앓은 여인 사라(파이퍼 로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제목 허슬러는 전문적으로 내기 도박을 즐기는 당구꾼으로, 우리네 타짜에 해당한다.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당구 시합을 참으로 긴장감있게 잡아냈는데, 여기에는 로슨 감독의 이력이 한 몫 했다. 로슨 감독은 젊은 시절 당구에 빠져 허슬러..

래리 플린트

래리 플린트만큼 미국 사회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도 드물다. 그는 '플레이보이'와 쌍벽을 이루는 도색잡지 '허슬러'를 창간해 억만장자가 됐고, 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과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갔으며 콘돔 착용에 반대하고 숱한 포르노 영화를 찍었다. 하지만 그를 정말 유명하게 만든 사건은 미국의 저명한 목사 제리 폴웰과 벌인 법정 다툼이다. 그는 허슬러지에 폴웰 목사가 어머니와 근친상간을 했다는 내용과 함께 '패러디이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는 문구를 넣은 술 광고를 게재했다. 이에 분노한 폴웰 목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플린트를 고소했고, 대법원까지 가는 싸움 끝에 법정은 플린트의 손을 들어 줬다. 이유는 수정헌법 1조인 언론과 표현의 자유 때문이다. 당시 미국 대법원은 "공무원이나 공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