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호소다 마모루 3

미래의 미라이(블루레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미래의 미라이'(未来のミライ, 2018년)는 첫 장면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감 샷으로 펼쳐지는 도시의 풍경이 마치 항공사진을 보는 것처럼 정교하고 세밀하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수채화처럼 아련한 느낌을 주는 색감의 그림들이 편안하게 펼쳐진다. 이 속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사실적으로 그린 배경과 달리 둥글둥글하고 간략하게 선처리를 한 전형적인 만화풍 그림체다. 이 점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아이' 등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사실적인 풍경 속에서 움직이는 만화 같은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강조한다. 내용은 4세 소년이 갓난아기인 여동생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다뤘다. 부모의 관심이 온통 아기에 집중되면서 철부지..

시간을 달리는 소녀(블루레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마음 같아서는 세상을 모두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만 과연 얼마나 가능할 지 의문이다. 아마 절대 능력을 지녀도 바꿀 수 없는 일이 분명 있을 것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2006년)는 정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정작 움직이는 그림보다 시간이 멈춘 듯 마치 정물처럼 묘사된 그림들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나 정물화를 보는 것 같다. 내용은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수 있는 신비한 힘을 얻은 소녀가 시간을 되돌리는 바람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일본 특유의 수채화에 가까운 섬세한 그림과 아기자기한 내용이 돋보..

늑대아이 (블루레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은 선이 곱다. 전작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 '섬머워즈' 등을 보면 순정 만화를 보는 것처럼 인물들의 얼굴선이나 윤곽을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는 선으로 살렸다. 마치 낭창낭창한 여인의 허리를 보는 느낌. 이처럼 고운 선의 캐릭터가 실사에 가까운 서정적인 배경 속에 녹아 들어 감성을 자극한다. '늑대아이'(2012년)도 마찬가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나고 자란 일본 도야마현의 아름다운 산골을 배경으로 가는 선의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작품도 이야기는 범상치 않다. 대학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난 늑대인간 청년에게 끌려 아이를 갖은 여성이 혼자 힘으로 늑대의 피를 물려 받은 두 아이를 키우는 내용이다. 반인반수이다 보니 인간의 본성과 짐승의 습성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