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홍콩 느와르 2

영웅본색3 (블루레이)

서극 감독의 '영웅본색3'(1988년)는 여러모로 낯선 영화다. 전작들인 영웅본색 1,2와 너무 다른 이야기와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작들의 주인공 가운데 주윤발만 등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나오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무대가 홍콩이 아니다. 일부 홍콩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베트남에서 벌어진다. 그것도 홍콩 갱 조직 내의 음모와 배신, 의리가 얽힌 전형적인 홍콩 느와르 스타일이 아닌 여인의 사랑을 얻기 위한 남자들의 순애보에 초점을 맞췄다. 이 점이 기존 영웅본색 시리즈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줬고, 반면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된 색다른 요인이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의 성격이 많이 달라진 것은 제작을 맡은 서극이 직접 감독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2편 제작 때부터 의견..

영웅본색 (블루레이)

비디오테이프가 주름잡던 1980년대는 '영웅본색'의 시대였다. 그 말은 곧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시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에 가면 진열대 한쪽이 제목도 비슷한 홍콩 영화들로 가득했다. 대부분 의리에 죽고 사는 젊은 갱들의 이야기로, 내용과 구성이 비슷했다. 차이는 얼마나 멋있게 싸우고 얼마나 멋있게 죽느냐였다. 그런 폼생폼사의 시대를 열어젖힌 작품이 서극이 제작하고 오우삼이 감독한 '영웅본색'(1986년)이다. 내용은 동료를 배신하고 권력을 잡은 악당 조직 두목을 세 남자가 목숨을 걸고 응징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 이전에 코미디로 일관했던 오우삼 감독은 마치 군무를 보는 듯 느리게 진행되는 슬로 모션 액션과 칼처럼 휘두르는 쌍권총 등 그만의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정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