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황규덕 2

별빛속으로

황규덕 감독의 '별빛속으로'(2007년)는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배어있는 영화다. 영화를 보다보면 197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의 정서가 물씬 풍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교련복. 젖소처럼 흰색 바탕에 검은 점이 얼룩덜룩 찍힌 교련복은 정작 학창시절에 그렇게 입기 싫었는데, 지나고 나서 영화로 보니 추억으로 다가온다. 고교시절 교복자율화가 진행되면서 교복을 안입게 됐는데, 교련복은 변함없이 입었다. 지금도 수업시간에 교련을 하는 지 모르겠지만, 1980년대에는 모형 총을 들고 제식훈련을 받았다. 교련 수업이 있는 날이면 가방이 미어터지게 교련복과 베레모, 각반을 싸들고 학교를 갔다. 어찌나 무겁던지, 입고가면 낳았을텐데 학교에서는 교련복을 입고 등하교를 못하게 했다. 대학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철수 영희

황규덕 감독의 '철수 영희'(2004년)는 모든 것이 미흡한 작품이다. 촬영, 조명, 배우들의 연기 등 여러 가지가 뒷받침이 안되다 보니 어린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통해 로맨틱 판타지를 그리고 싶은 감독의 의도가 빛이 바랬다. 아이들의 에피소드 또한 흔히 듣고 보던 것들이어서 그다지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 눈에 띈 것은 내용보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다. 모두 아마추어들이어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확연히 들만큼 어색하고 서툴러 웃음을 자아낸다. 학생들의 습작품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한 상업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보면 함량미달이다. DVD 타이틀도 작품처럼 사양이 떨어진다. 애너모픽 렌즈를 사용하지 못해서 그런지 화면이 오래된 영화처럼 4 대 3 레터박스 포맷이다. 화질은 계단현상과 색 번짐이 나타날 정도로 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