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뒤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한 행운을 거머쥘 수도 있고, 크나큰 재앙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발한 상상을 작품으로 만들어낸 인물은 바로 유명한 공상과학(SF) 소설의 대가 필립 K 딕이다.
'토탈리콜' '블레이드 런너'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유명 SF 영화의 원작을 줄줄이 써온 그는 미래를 예지하는 사나이를 주인공으로 ‘골든맨’이라는 단편 소설을 썼다.
리 타마호리 감독의 영화 '넥스트'(Next, 2007년)는 ‘골든맨’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 마술쇼를 하는 크리스 존슨(니콜라스 케이지)은 자신과 관련된 2분 뒤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
그는 축복받은 재능 덕분에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졸지에 FBI와 테러리스트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영화는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마치 추리소설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과 긴박하게 돌아가는 추격전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 같은 장점은 영화의 미덕이 아닌 원작의 힘이다.
워낙 기발한 상상력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필립 K 딕의 글 솜씨가 이번 작품에서도 큰 힘이 됐다.
그러나 그 뿐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토탈리콜'처럼 신기한 볼거리나 화려한 비주얼이 없다.
적어도 공상과학영화라면 일반 영화와 다른 볼거리를 기대하기 마련인데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아쉬운 점이 많다.
그렇다고 원작이 갖고 있는 메시지를 깔끔하게 정제하지도 못했다.
'블레이드 런너'처럼 원작의 메시지를 한 차원 끌어올린 영상 철학으로 담아내는데 실패해 결국 액션에만 치중한 B급 오락물로 머물렀다.
특히 결말을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끝맺음 하면서 결말까지 흘러온 이야기가 힘을 잃고 만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다.
윤곽선이 뚜렷해 사물이 잘 살아나며 잡티와 스크래치가 전혀없어 깨끗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에서 현란한 불빛이 제대로 살지 못하고 뭉개진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최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답게 서라운드 효과가 화려하다.
소리만 요란한게 아니라 저음에 무게가 실려 묵직하게 퍼져 나온다.
아울러 각종 효과음의 잔향도 잘 살아있어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실감난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언뜻보면 '토탈리콜'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눈에 쓴 장치는 강제로 영상을 보게 만들어 미래를 예지하도록 만든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실제로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고스트라이더'같은 작품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라스베이거스가 무대인 만큼 화려한 야경이 빠질 수 없다.
라스베이거스 호텔 마술사로 나오는 케이지가 무대로 불러내는 동양 여성 역할은 실제 그의 한국인 부인이 연기했다. 부인에게 잘 보이고 싶었는 지, 극중에서 한국에 관한 대사가 나온다.
자동차와 열차가 충돌하는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 처리.
이 아저씨 오랜만이다. '형사 콜롬보'로 유명한 피터 포크가 잠깐 출연.
2분 뒤 미래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싸움이 나도 상대의 주먹을 피할 수 있어서 안맞는다는 설정. 니콜라스 케이지는 이 작품을 뉴에이지 액션영화로 정의했다.
이 작품에서 처음 공개된 그랜드캐년의 비경. 인디언 부족인 하바수파이족 보호구역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아내와 처음 데이트 한 곳이란다.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케이지가 촬영장소로 추천. 헬기가 아니면 접근이 힘든 곳이어서 일반인들이 구경하기는 쉽지 않은 곳.
총알을 피하는 장면. 아무리 2분 뒤 미래를 알아도 과연 매트릭스처럼 총알을 피할 수 있을까.
극중 테러리스트들과 대결을 벌이는 스와트 대원 역할 중 일부는 실제 LA의 스와트 대원들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쫓는 FBI 요원으로 등장한 줄리안 무어. 그가 수사관으로 출연한 '한니발'의 연기와 비슷하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제시카 비엘. 그다지 그의 매력이 살지 못했다.
이 작품을 만든 리 타마호리 감독은 '007 어나더데이' '트리플엑스 2' 등을 만들었다. 그다지 뛰어난 액션영화 감독은 아니다.
혹시 '서유기'를 보고 힌트를 얻은게 아닐까 싶은 장면. 손오공의 분신술 같은 이 장면은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역시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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