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133

억새의 섬, 제주

10월 초 중순이면 제주는 억새가 강물처럼 바람에 일렁인다. 오름 등성과 산간 길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 억새들은 몸뚱이를 누이며 바람을 읽는다. 흔히 제주 하면 돌, 바람, 여자가 많아서 삼다도라고 부르지만 가을에는 단연 억새의 섬이다. 억새가 물결을 이루는 10월에 제주를 찾으면 새삼 봄, 여름, 겨울에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제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연 제주의 새로운 발견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탓인지 제주는 온통 여행객들로 붐볐다. 김포에서 날아오르는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고 나서도 렌터카를 빌리는 사람들이 셔틀을 타기 위해 정류장에 가득 모여 있었다. 그렇게 셔틀을 빌려 타고 제주 중턱의 포도호텔까지 가는 길에도 자동차들이..

여행 2020.10.24

퀘벡시티의 거리들

퀘벡시티는 섬이다. 서울에서 가는 길이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만큼 멀다. 일단 직항이 없다. 토론토까지 에어캐나다를 타고 13시간 날아가서 다시 퀘벡시티로 향하는 국내선을 타고 1시간 50분쯤 가야 한다. 에어캐나다는 생각보다 훌륭했다. 이코노미 좌석이 다른 항공기보다 앞뒤 간격이 약간 넓은 것 같고 한글 더빙을 지원하는 영화들이 여러편 들어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훌륭했다. 쇠고기와 고기죽이 나오는 밥도 그럭저럭 먹을만했으며 중간에 간식으로 컵라면을 줬다. 다만 국내에서 먹던 맵고 칼큰한 컵라면이 아닌 나가사키 짬뽕 같은 컵라면이어서 맛은 그다지 없다. 중간 기착지인 토론토 피어슨 공항은 입국 심사가 까다롭다. 미국과 붙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왜 왔는지, 무엇을 보고 갈 ..

여행 2019.08.13

퀘벡시티의 성당들

퀘벡시티도 유럽 문화의 영향을 받아 성당이 여러 개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불리는 노트르담 바실리카 대성당이다. 이 곳은 아주 찾기 쉽다.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기점으로 다름 광장을 지나 화가의 거리인 트레조르 거리를 통과하자마자 왼편으로 꺾어지면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크리스마스 상점 부티크 노엘이 나온다. 부티크 노엘에서 길 건너편의 오른쪽에 서 있는 성당이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원래 퀘벡시티를 만든 사무엘 상플랭이 1633년에 이 자리에 허름한 성당을 지었으나 얼마 안돼 허물어지자 1647년 다시 지은 것이 바로 이 성당이다. 37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이 성당은 멕시코 북쪽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이 성당도 여러 번 수난을 겪었다. 프랑스와 영국의 전쟁이 ..

여행 2019.08.12

퀘벡시티의 다름광장

퀘벡시티의 명물인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중심으로 주변에 볼 만한 것들이 많이 있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한 곳들은 아니지만 한 번쯤 가볼만한 곳들이다. 우선 호텔 바로 앞에 다름 광장(place d'Armes)이라고 부르는 자그마한 공터가 있다. 광장이라고 해서 꽤 넓은 공간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곳은 분수대 겸 동상인 진실의 기념탑(monument of the truth)을 중심으로 둘러선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주변에 벤치들이 놓여 있다. 다름 광장이 의미있는 곳은 퀘벡시티의 올드타운 관광은 이 곳을 기점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광장 앞 버스 정류장에 온갖 관광버스들이 와서 사람을 내려놓고, 호텔 쪽에는 칼레슈라고 부르는 관광마차들이 서 있다. 칼레슈는 1인당 65 캐나다달러를 내면 약..

여행 2019.08.01

'도깨비'의 공원들, 퀘벡시티

tvN 드라마 '도깨비'는 퀘벡시티의 공원 몇 군데에서 촬영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거버너스 가든(governors' garden)이다. 이 곳은 샤토 프롱트낙 호텔 바로 옆, 뒤프랭 테라스의 대포들이 줄 지어 늘어선 뒤쪽에 있다. 드라마에서는 김신(공유)이 지은탁(김고은)을 다시 만났지만 신들의 장난으로 지은탁이 김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답답함을 호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거버너스 공원에서 찍었다. 특히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면서 첫 사랑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나온다. "혹시 그거 알아요? 떨어지는 단풍잎을 잡으면 함께 걷던 사람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걸." "하, 첫 사랑 그분이 얘기해 주셨나 봐요? 그런데 그걸 믿어요? 남자들은 호감 있는 여자한테 옛 여자 얘기하거든요. 바보처..

여행 201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