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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울프팩 2013. 6. 7. 17:37
어느날 엄마가 세 딸들 앞에 애인을 데려온다.
그런데 애인이 하필 여자다.

알고보니 엄마가 레즈비언이었던 것.
스페인의 여류 감독 콤비인 다니엘라 페허만과 이네스 파리스가 만든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A Mi Madre Le Gustan Las Mujeres, 2002년)는 엄마가 동성애자라는 소재를 다룬 코미디다.

성에 대해 개방적인 유럽 영화답게 출발부터 독특한 이 영화는 동성애자 엄마 때문에 괴로워하는 딸들의 고민을 담았다.
딸들은 엄마의 애인을 떼어놓기 위해 둘째인 엘비라(레오노르 와틀링)가 나서 엄마의 애인인 엘리스카(엘리스카 시로바)를 유혹한다.

일단 흔치 않은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은 신선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상황이 억지스럽다.
일과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엘비라의 반응은 지나치게 신경질적이어서 보는 내내 편치가 않다.

급기야 엄마와 애인이 헤어지고, 사랑으로 다소 이어진다는 설정 마저 진부하다.
결국 사랑이 만병통치약이라는 전형적인 로맨스 코미디물의 해법은 비단 레즈비언 커플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나올 법한 얘기다.

그렇다고 동성애자들의 어려움과 고뇌를 제대로 다룬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굳이 엄마를 레즈비언으로 만든 것은 단순히 시선 끌기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마치 인터넷 게시판의 낚시 제목처럼 내용없이 호기심만 유발하는 알맹이 없는 설정이 영화를 공허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아주 짧게 나오는 프라하 풍경이 유일한 볼거리.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윤곽선이 거칠고 링잉 현상이 나타난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예고편 같은 프로모션 영상과 뮤직비디오, 텍스트로 된 제작진 소개 등이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뒤늦게 동성애를 고백한 엄마를 연기한 로사 마리아 사르다(왼쪽). 그는 페르도 알모도바르 감독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도 출연했다. 그의 애인 엘리스카는 엘리스카 시로바가 연기.
엄마 때문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세 딸들. 둘째인 엘비라를 연기한 레오노르 와틀링 역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 '그녀에게'에 출연했다.
이네스 파리스와 다니엘라 페허만 감독은 이 작품이 장편 데뷔작이다.
그나마 프라하 풍경이 볼거리. 2009년과 2011년 출장 때 들렸던 프라하 풍경이 생각난다. 멀리 프라하 성이 보인다.
엄마의 애인이 체코 여자여서 세 딸들은 그를 찾아 프라하를 방문한다. 언제나 관광객이 넘쳐나는 카를교.
추방 당할 위기에 놓인 엄마의 애인을 구하기 위해 엉뚱한 사람이 결혼하는 것도 억지스럽다.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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