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오만과 편견

울프팩 2006. 8. 21. 06:54

눈으로 읽는 영상소설인 '오만과 편견'(Pride & Prejudice, 2005년)은 참으로 아름다운 영화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조 라이트 감독은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을 너무나도 아름다운 영상으로 바꿔놓았다.

18세기 영국의 하트포드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자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연애를 하면서 빚을 수 있는 남녀와 오만한 모습과 편견들을 다뤘다.
이국적인 배경과 동떨어진 시대를 다루다보니 서로 얽히고 설키는 복잡한 감정 묘사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해도 수려하게 펼쳐지는 경관과 서정적인 영상 만큼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일부러 튀거나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영상들은 한 폭의 풍경화같다.
여기에 다리오 마리아넬리가 담당한 음악도 그림과 잘 어우러져 감성을 자극한다.

DVD는 극장에서 개봉한 미국판과 달리 엔딩이 다른 영국 오리지널판을 담았다.
물론 미국판 엔딩도 부록으로 수록돼 있으니 따로 확인할 수 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링잉이 나타나는 등 화질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괜찮은 편이다.
윤곽선이 부드럽고 약간 바랜듯하면서 편안한 색감은 꼭 그림을 보는 것 같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실내악의 울림을 풍성하게 펼쳐놓는다.
액션영화처럼 요란한 서라운드는 아니지만 공간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파워 DVD 캡처 샷>

조 라이트 감독은 와이드 스크린을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안다. 여유롭게 좌, 우로 펼쳐진 영상이 시골의 한적한 느낌을 그대로 전해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도회 장면에 등장하는 엑스트라들은 대부분 호주출신 댄서들. 재미있는 것은 남자 무용수의 상당수가 게이였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탄을 자아내는 영상. 이불보를 뒤집어쓰고 소곤거리는 자매의 모습을 카메라가 함께 따라 들어갔다. 외부의 은은한 촛불이 빚어내는 포근한 느낌이 그대로 전달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름다운 벽지는 무늬를 모두 손으로 직접 그려서 제작. 시가가 3만파운드 이상인 초고급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구며 소품 등이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인 둘째딸 엘리자베스를 연기한 키이라 나이틀리는 '러브 액추얼리'에 이어 워킹타이틀과 두 번째 함께 한 작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거 조선시대처럼 부모와 집안을 위해 결혼했던 18세기에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사랑을 고집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장면은 우연히 얻은 아름다운 영상이란다. 촬영 당일 키이라의 제안에 따라 콘티에 없는 그네를 매달고 촬영. 회전하는 그네를 따라 카메라가 빙빙 돌며 계절이 바뀌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국의 고풍스런 건물과 가구들을 보는게 영화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치 오래된 풍경화를 보는 것 같은 장면. 벽화들은 모두 베리오의 작품이다. 상류층 생활은 호화로우면서도 갑갑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름다운 절경을 보여주는 이곳은 데비셔의 스테나지 에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이곳이 '로빈후드'의 무대인 데비셔의 셔우드숲이다. 키이라가 걸터앉은 나무는 수령이 500년이 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유와 깊이가 느껴지는 촬영은 로만 오신의 솜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엘리자베스가 사랑하는 다시의 저택. 멀리서 잡은 원경이 일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의 저택 내부로 나오는 이곳은 체스워스 조각전시관이다. 이 장면에는 1800년대 조각들도 섞여있어 영화속 시대배경과 어긋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 라이트 감독은 이 장면에서 살색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일부러 푸른 색조의 의상과 벽지를 사용. 감독의 남다른 미적 감각과 꼼꼼함이 엿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족은 내부에서 서로 의견충돌을 빚어도 외부의 손님 앞에서는 일치단결해 가식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이드 스크린의 장점은 여백에 있다. 조 라이트 감독은 인물을 중앙이 아닌 한 끝에 배치해 시선의 연속성과 넉넉한 공간감을 강조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족의 이야기를 토대로 원작을 쓴 제인 오스틴은 목사의 딸로 태어나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다 41세에 사망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만으로 가득찼던 남자가 새벽 안개를 뚫고 사랑을 찾아 걸어온다. 편견에 사로잡혔던 여인은 가슴속에 사랑을 간직한 채 남자를 기다린다. 영국판 오리지널은 두 사람의 결혼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끝나지만 극장 개봉한 미국판은 결혼한 두 사람이 호수에서 키스하는 장면으로 매듭짓는다. 사실 미국판 엔딩은 사족이다.

'추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라이 (SE)  (5) 2006.11.02
울트라 바이올렛 (무삭제 확장판)  (10) 2006.10.03
의지의 승리  (10) 2006.08.03
연인  (14) 2006.07.10
북두의 권 (무삭제판)  (14) 200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