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터키 안탈리아 - 하드리아누스 게이트 & 시계탑

울프팩 2014. 4. 26. 23:01

안탈리아는 터키에서 이스탄불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해안가 휴양도시로, 리조트가 즐비해 유럽 관광객이 많이 찾기 때문에 터키에서 유일하게 국제 공항이 2개나 있다.

 

안탈리아는 기원전 2세기, 페르가몬 왕국의 왕이었던 아탈로스 2세가 지상의 천국을 건설하라는 명령을 내려서 만들어진 도시다.

그래서 원래 지명이 그의 이름을 딴 아탈레이아였다.

 

이후 로마제국의 하두리아누스 황제 시절 침략을 받아 로마의 지배를 받았고, 비잔틴 제국과 몽고를 비롯해 해상공국 베네치아, 제노아의 통치를 받기도 했다.

나중에는 오스만 투르크가 점령했으며 제 1 차 세계대전 후에는 이탈리아가 차지했다가 3년 뒤 돌려줬다.

 

그만큼 안탈리아는 역사의 굴곡이 많은 곳이고,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한국에서 가는 길은 역시 만만찮다.

 

이스탄불까지 약 11시간 정도 날아가서 다시 터키 국내선 비행기를 갈아타고 1시간 15분 가량 남쪽으로 내려가면 안탈리아가 나온다.

4월말 날씨는 우리네 여름같다.

 

섭씨 27도가량 올라가 한낮에 조금만 돌아다니면 땀이 축축히 날 정도로 덥다.

하지만 지중해성 기후가 그렇듯, 그늘에만 들어서면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싶게 더위를 식혀준다.

 

그래서 안탈리아 시가지를 여행하는 방법은 무리해서 돌아다니지 말고 그늘에서 음료수도 마셔가며 쉬엄쉬엄 다니면 생각보다 지치지 않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안탈리아 관광의 백미는 역시 오래 전 형성된 칼레이치의 구시가지, 즉 올드타운이다.

 

로마시대 및 이슬람 유적들을 구경한 뒤 칼레이치 올드타운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오르내리며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이다.

올드타운은 그렇게 크지 않아서 한 바퀴 다 도는데, 두어 시간이면 충분하다.

 

올드타운을 보고 해변가로 내려 오면 칼레이치 선착장이 나온다.

여기는 다양한 선박들이 늘어서서 보트 유람을 위한 호객행위를 한다.

 

가격은 인당 30리라를 요구하는데, 흥정을 하면 20리라 이하로 내려간다.

바다로 나가 해안가를 45분 가량 돌다가 돌아오는 유람선 관광도 해 볼 만 하다.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해안가 풍경과 작은 폭포 등을 볼 수 있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

그래도 골목의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도심의 그림같은 풍경은 두브로브니크나 산토리니에 미치지 못한다.

 

유럽 도시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화력 좋은 고양이들이 안탈리아에도 넘쳐 난다. 조금만 아는 체를 하면 금방 다가와 몸을 비비거나 무릎 위에 뛰어오르는 등 반가워한다. 하지만 한 번 그러고나면 고양이 털이 잔뜩 달라 붙는다. 

안탈리아 관광의 핵심인 칼레이치 구시가지(올드타운)는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들로 이뤄져 있다. 양 편으로 각종 상점과 카페들이 즐비하다. 

비교적 도로가 넓은 골목. 양 편에 기념품점과 카펫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중간에 작은 호텔들이 있다. 

타일을 연상케 하는 특유의 오밀조밀한 문양이 가득한 터키 그릇들. 칼레이치 구시가지 골목에는 이런 상점들이 많다. 

칼레이치 올드타운에서 만난 한낮 더위를 피해 그늘에 늘어진 고양이.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는 칼레이치 구시가지의 시계탑 옆 이슬람교 예배당인 모스크. 간간히 예배를 알리는 스피커 소리가 요란하다. 내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구경할 수 있으며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한낮 더위에 지쳤을 때 들어가 보면 아주 시원하다. 

칼레이치 구시가지의 명물이자 만남의 장소인 시계탑.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제 34대 술탄이었던 압둘하미드 2세때 건립됐다. 1942년 폭풍우로 윗부분이 손상돼 1945년에 이를 새로 만들었다. 시계는 최근에 전자식으로 교체됐다. 바로 앞으로 전차인 트램이 다닌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문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만난 희한한 동상.

터키에서만 파는 터키 젤리, 즉 로쿰을 파는 상점. 터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간식으로 여러가지 맛이 있으며, 말랑말랑하고 달콤하다. 안탈리아에서는 yenigun이라는 상점이 아주 유명해서 대부분 이곳에서 선물용 로쿰과 잼을 산다. yenigun은 1914년에 생긴 곳으로, 가격대가 7리라부터 시작해 아주 다양하다. 시계탑에서 우산이 잔뜩 걸려 있는 식당가 입구쪽으로 들어가다보면 찾을 수 있다. 

칼리아치의 명물인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문. 정복을 기념하는 일종의 개선문으로, 3개로 돼 있어서 쓰리게이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기 130년경에 세운 문을 마주 본 상태에서 왼쪽 탑은 로마시대, 오른쪽 탑은 투르크의 술탄 알라딘 케이쿠바드가 세웠다. 지면보다 약 3m 아래 문이 위치해 있다. 그만큼 로마 시대 유적들이 매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