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BC 10000

울프팩 2008. 3. 17. 13:31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는 공식이 있다.
'투모로우' '패트리어트' 등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가족 사랑이다.

자연이 됐든, 사람이 됐든 외부의 위험 때문에 위기에 처한 가족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내용이 기본 바탕이다.
여기에 엄청난 괴수('고질라')를 투입하거나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대자연의 위력('투모로우'), 막강한 군대('패트리어트') 등 위험요인을 키워서 이야기의 규모를 부풀리고 이를 적절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덧칠해 그럴듯한 볼거리를 만들어 낸다.

이번에 개봉한 'BC 10000'도 예외가 아니다.
집채만한 맘모스와 커다란 엄니를 가진 호랑이, 잔혹하기 이를데 없는 부족이 가세해 변방에서 떨고 있는 부족을 위협한다.
잔혹한 부족에게 노예로 끌려간 애인과 가족을 구하기 위해 떨쳐 일어난 사람들의 기나긴 여정이 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다.

여기까지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전작들과 비슷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의 흥행 요소가 모두 빠져버렸다.
'투모로우' '고질라'의 스펙터클한 볼거리 대신 가족을 구하기 위해 떨쳐 일어선 사람들의 기나긴 여정만큼이나 지루한 이야기가 대부분의 상영 시간을 채우고 있다.

아마 에머리히 감독은 부족한 볼거리를 진한 휴머니즘과 감동으로 대신 채우고 싶었겠지만 그럴려면 반드시 필요한 탄탄한 드라마가 부재하다.
빈약한 이야기 속에 볼거리도 많지 않다보니 영화는 더 할 수 없이 지루한 작품이 돼버렸다.
차라리 이 작품보다는 1970년대에 냄새나는 동시 상영관에서 본 '공룡 100만년'이 훨씬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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