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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스티브 맥퀸의 르망

울프팩 2011. 1. 1. 14:21

영원한 '빠삐용' 스티브 맥퀸의 꿈은 카레이서였다.
배우가 된 뒤에도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모는 것을 즐겼고, 실제로 경주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기도 했다.

영화 '대탈주'에서 오토바이로 철조망을 뛰어넘고, '블리트'에서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누비며 자동차 추격전을 벌인 장면이 모두 그의 솜씨다.
그토록 스피드에 미쳤던 맥퀸의 열정이 모두 녹아든 작품이 바로 리 캇진 감독의 '르 망'(Le Mans, 1971년)이다.

이 작품은 매년 6월이면 프랑스 르망에서 열리는 르망 24 자동차 경주대회를 다룬 작품이다.
르망 24는 24시간 동안 자동차를 달려야 하는 장거리 시합이다.

스티브 맥퀸은 카레이서로 출연해 포르쉐 917 스포츠카를 운전한다.
연기 뿐 아니라 스턴트맨 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릴 정도로 대부분의 운전을 그가 직접했다.

이 영화는 '우드스톡'을 보는 것 같다.
즉, 영화가 아니라 르망 24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가상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연기를 하지만, 대사가 거의 없고 시종일관 경주에 집중한다.
마치 사람이 아닌 자동차가 주인공인 영화 같다.

그만큼 경주 장면 촬영은 일품이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차체에 카메라를 붙이고 경주 트랙을 달리는 장면을 찍고,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 본 전경 등 다양한 앵글을 보여준다.

그렇다보니 당시 줄거리에 치중했던 미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했고, 유럽과 일본에서는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자동차 경주 장면 만큼은 600마력의 머신들이 뿜어내는 속도감과 박력이 그대로 살아 있다.

개인적으로는 맥퀸을 좋아해서 본 작품으로, 자동차 마니아라면 놓치기 아까운 영화다.

2.35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잡티와 플리커링이 보이고 영상이 지글거린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무하다.
웃기는 점은,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 표지에 원제가 'Le Mams'로 잘못 표기돼 있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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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르망 24 자동차 경주대회에 대한 르포르타주다. 음악은 미쉘 르그랑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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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설명에 따르면 1923년에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13,469km를 달리는 경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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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을 맡은 스티브 맥퀸. 당시 레이서들의 옷과 헬멧에는 사고에 대비해 혈액형을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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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이 운전한 스포츠카 포르쉐 917. 실제 71년 르망 24 대회에서는 영화처럼 포르쉐팀이 1,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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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경쟁상대인 페라리 512. 71년 르망 24 대회에서 페라리팀은 영화처럼 3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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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중계처럼 촬영한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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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긴박한 상황을 슬로 모션과 스틸 컷으로 냉정하게 묘사했으며, 빗길 상황을 실감나게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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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장면도 긴장감 넘치게 잘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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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모션으로 촬영한 사고 장면. 어떻게 찍었는 지 궁금할 정도로 파괴적이며 리얼하다. 스턴트맨들의 실력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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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은 위험한 장면도 직접 찍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나 제작진의 만류로 스턴트맨들이 대신 촬영. 그러나 제작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장면의 상당 부분을 그가 직접 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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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앵글은 독특하다. 자동차 내부에서 밖을 내다보거나 차체 측면에서 트랙을 바라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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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너머로 바짝 추격하는 자동차들을 촬영한 장면. 요즘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앵글을 당시에 실험적으로 사용한 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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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특별한 줄거리가 없다. 오로지 레이싱에 미친 사나이들의 승부욕을 보여줄 뿐이다. 맥퀸은 영화 속에서 레이싱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인생의 모든 것이며, 레이싱을 하지 않는 시간은 경주를 기다리는 시간일 뿐"이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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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퀸은 자신처럼 스피드에 미친 폴 뉴먼이 '위닝'이라는 영화로 성공하자, 라이벌 의식을 느껴 이 작품에 집중했다. 비록 미국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다시봐도 감탄이 나올 만큼 경주 장면은 촬영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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