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기계 모두 업그레이드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만큼 나아지고 좋아진다면 발전이고 진화다.
존 파브로 감독의 '아이언맨2'(Iron Man 2, 2010년)는 발전하고 진화한 슈퍼 영웅을 보여준다.
전편보다 요란하고 근사하게 바뀐 슈트를 비롯해 파워도 더 세졌다.
더불어 친구들도 생겼다.
여벌로 만들어 둔 아이언맨 슈트를 친구인 로즈 대령(돈 치들)이 입고 나타나 아이언맨을 돕는다.
여기에 요염한 스칼렛 요한슨이 눈이 빙빙 돌아가는 무술을 구사하는 특수 요원으로 등장한다.
악당들도 강해진 것은 당연지사다.
그래야 주인공의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레슬링 선수같은 미키 루크가 러시아 출신의 머리도 뛰어난 악당 역을 맡아 무시무시한 전자 채찍을 휘두르는 악역을 맡았다.
혼자서도 아이언맨을 이리저리 휘두르는데, 로봇 부하들까지 아예 소대를 만들어 대동하고 나섰으니 그 위력이 무시무시하다.
로봇들이 쇳소리를 내며 가공할 힘으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마치 기동전사 건담이나 패트레이버를 보는 것 같다.
모션캡처와 컴퓨터그래픽을 동원해 실제처럼 감쪽같이 꾸민 영상, 정교한 사운드 디자인 덕분에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신 블록버스터답게 뛰어난 화질을 자랑한다.
잡티하나 없이 깔끔하며 칼 끝처럼 선명한 샤프니스와 영롱한 색감은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한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사방에서 터져나오는 강력한 효과음 때문에 정신이 없을 정도.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감독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 장면 등 부록이 풍성하다.
부록들도 모두 HD 영상이며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마블코믹스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죄는 대물림된다"는 명제 아래 벌어지는 악당의 복수를 소재로 삼았다.
아이언맨을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한때 마약 중독이 심각했던 그의 재기는 인간 승리다.
무시무시한 악당 이안을 연기한 미키 루크.
이안이 휘두르는 전자채찍은 시속 300킬로로 달리는 경주용 차를 두동강 낼 만큼 강력하다.
미키 루크가 입고 나온 슈트는 보기에 엉성해도 무게가 17kg이나 나갔다고 한다.
모나코 자동차 경주 장면에 나온 차량 가운데 17대는 영화제작진이 제작했다. 차량에 공기압축발사 장치를 달아 자동차가 허공을 날아가 폭발하도록 만들었다. 자동차의 폭발 장면은 CG가 아닌 실사 촬영이어서 아주 실감난다.
모나코 자동차 경주장 가운데 트랙과 경주용 차량 일부는 CG로 그려 넣었다. 이 부분의 CG 작업은 더블네거티브사에서 맡았다.
아이언맨 뒤로 처참하게 부서진 고가의 롤스로이스 팬텀 리무진은 실제 차량을 부수며 찍었다.
미키 루크는 성형을 하도 많이 해 지금은 이상하게 변했지만 한때 꽃미남 소리를 듣던 배우였다. 그는 패션, 액세서리 등에 관심이 많아 작품 속에 달고 나온 액세서리와 문신 디자인 등을 모두 직접 골랐다.
샘 록웰이 감독에 갇힌 미키 루크를 데려오는 파리 공항 장면은 파리가 아닌 미국 캘리포니아 벤나이스 공항에서 촬영. 뒤에 보이는 비행기는 자가용으로 쓰는 G5 제트기.
두 명의 아이언맨이 맞부딪쳐 광선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IML에서 CG 작업을 맡았다.
극중 아이언맨의 운전기사 역할로 나온 사람이 바로 이 작품의 감독인 존 파브로다. 배우로 시작했으나 영화제작, 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존 파브로가 만든 영화 가운데 '엘프'와 '아이언맨' 등은 꽤 재미있다.
미 공군기지 장면은 실제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촬영. 미 공군은 아이언맨 1편의 성공을 보고 이번 작품에서 스텔스 폭격기까지 등장시키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존 파브로 감독에 따르면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샘 록웰이 무기를 나열하는 장면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에 대한 오마주다.
아이언맨이나 로봇을 연기한 배우들은 마커가 붙은 옷을 입고 연기했다. 이를 모션 캡처한 뒤 CG로 합성해 근사한 아이언맨의 동작이 탄생했다.
이번 작품에도 록 넘버가 많이 등장한다. 엑스포 장면에는 AC/DC의 메탈 넘버 'Shoot the Thrill'이 흥겹게 흘러나온다. 그 뒤로 거대한 성조기 영상이 나오며 미국 찬가를 노래한다.
요즘 미국은 더 이상 예전같은 패권국의 면모를 찾기 힘들다.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위안이나 엔화에 눌린 달러 약세 등 군사력 뿐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이니, 아이언맨 같은 슈퍼 영웅을 통해 심적으로나마 약한 모습을 극복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DJ로 등장한 밴드 '크레이지 타운'의 멤버 아담 골드스테인은 이 영화 촬영 직후인 지난해 8월에 36세 나이로 사망했다.
아이언맨을 상대할 로봇이 떼거지로 등장. 그만큼 싸움 장면이 볼 만 하다.
스칼렛 요한슨이 비밀 요원 블랙위도우로 등장. 원작 만화에서 블랙위도우는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스파이로 나온다.
아이언맨 슈트는 유리 섬유와 고무로 제작했다. 배우들은 상반신만 슈트를 입었다. 하반신까지 입으면 연기하기 힘들어 하반신은 CG로 처리했다.
음악은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녹음했다. 이곳은 비틀즈의 음반 녹음으로 유명하지만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등 유명 블록버스터들도 여기서 녹음했다.
영웅들의 비밀조직 '쉴드'의 수장 닉 퓨리를 연기한 새뮤얼 잭슨. 원작만화에서 닉 퓨리는 원래 백인이었으나 나중에 흑인으로 바뀌었다.
엔딩 타이틀이 모두 지나가기 전에는 영화가 끝난게 아니다. 엔딩 타이틀이 흐를 때 극장을 나섰다면 이 장면을 놓쳤을 것이다. 엔딩 타이틀 이후에 나오는 이 장면은 쉴드가 관리하는 어벤저스의 영웅 중 하나인 토르의 망치다. 북구 신화에 등장하는 뇌신 토르가 다음 시리즈에 등장할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