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그린랜드 2

그린랜드(블루레이)

혜성의 충돌로 지구가 인류 멸망의 위기를 겪는 영화는 예전에도 있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과 미미 레더 감독의 '딥 임팩트'가 그런 영화들이다. 아마겟돈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일종의 우주 특공대가 편성돼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행성을 파괴하는 적극적 행동을 다뤘고, 딥 임팩트는 최후의 순간을 맞는 각국 정부와 세계 곳곳의 모습을 그렸다. 릭 로먼 워(Ric Roman Waugh) 감독의 '그린랜드'(Greenland, 2020년)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 정부는 갑자기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들이닥치면서 인류 멸망의 위기를 맞게 되자 우선 살려야 될 사람들을 추려서 그린란드의 핵전쟁 피난소로 옮긴다. 선별의 기준은 나중에 문명 재건을 위해 필요한 전문가와 지식인들이다. 건축공학..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블루레이)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로또에 당첨돼 돈벼락을 맞거나 영웅이 돼서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는 식의 황당하면서도 짜릿한 상상을 한 번쯤 해본다. 물론 실현 가능성이 요원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거우니 꼭 무익한 일은 아니다. 1939년 제임스 서버는 보통 사람들의 흔한 상상을 글로 써 돈을 벌었다. 그가 뉴요커지에 발표한 단편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은 평범한 소시민인 월터 미티가 직장을 가거나 마지못해 따라나선 아내의 쇼핑길에 떠올린 공상들을 다뤘다. 때로는 암살자가 되고 때로는 군인이 돼서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이야기는 그만큼 오락거리로 손색이 없어 MGM에서 1947년 뮤지컬 코미디 형태의 영화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65년이 지나 코미디언 겸 배우 벤 스틸러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리메이크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