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남부군 2

남부군(블루레이)

지리산에서 활동한 빨치산을 다룬 소설 중에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대표적인 세 작품이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병주의 '지리산', 이태의 '남부군'이다. 이 가운데 태백산맥과 지리산은 각 10권이 넘는 대하소설이어서 영화로 만들기 힘든데, 두레출판사에서 나왔던 남부군은 상, 하 두 권으로 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영화화가 용이하다. 빨치산 출신이 쓴 빨치산 문학의 효시 남부군이 태백산맥이나 지리산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가의 체험이라는 것이다. 책 표지에도 '어느 빨치산의 수기'라는 부제를 달아 이를 강조했다. 본명이 이우태인 작가 이태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에게 학도병으로 끌려갔다가 해방 후 돌아와 기자가 됐다. 서울신문을 거쳐 합동통신에서 기자로 일하던 중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그는 삶의 굴곡을 겪는다. 북..

한국의 체 게바라, 이현상 - '이현상 평전'

고교 시절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 쿠바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를 모르는 사람이 꽤 많았다. 오랜 세월 철저한 반공 교육과 숱한 서적들이 금서로 묶인 탓이었다. 괜시리 수업 시간에 체 게바라와 보 구엔 지압을 아는 척 했다가 깜짝 놀라며 호들갑을 떤 선생 덕에 한동안 시달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국내에서도 체 게바라는 티셔츠에 얼굴이 새겨질 정도로 패션 스타가 됐다. 바야흐로 혁명도 상품이 된 것이다. 패션 상품 뿐 아니라 책과 영화 덕분에 체 게바라는 이제 대중적 인물이 됐다. 하지만 의외로 한국판 체 게바라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나 항일 독립운동으로 청춘을 보낸 뒤 6.25를 거치며 지리산에서 빨치산으로 숨져간 이현상은 체 게바라 못지 않은 혁명가였다. ..

2010.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