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익 감독의 '똥파리'(2009년)는 참으로 강렬한 영화다. 김기덕 감독의 '악어' '섬' '나쁜 남자' 이후 이처럼 폭력이 일상화된 삶을 냉혹하게 묘사한 영화는 처음이다. 그려면서도 한편으로는 따뜻한 영화다. 어려서부터 폭력에 노출된 가정에서 자란 주인공이 결국은 자신도 폭력의 세계에 발을 담그지만 그가 못내 그리워하고 돌아가려고 하는 곳은 결국 따뜻한 가정이다. 그런 점에서 참으로 사람의 냄새가 나는 진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비록 날 것 그대로의 거친 욕설과 폭력으로 점철된 장면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 또한 우리네 삶의 한 단면이다. 양 감독은 처음 찍은 장편 영화인 이 작품에서 감독, 각본, 주연까지 1인 다역을 해냈다. 그런데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제 몫 이상을 훌륭하게 해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