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물에 철학적 깊이를 부여한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앨런 무어의 그래픽 노블 '왓치맨'이다. 이 작품은 핵 전쟁에 대한 공포와 매카시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미국을 배경으로 자경단처럼 활약한 초영웅들의 선악을 넘나드는 고뇌를 다뤘다. 1987년부터 88년까지 12권으로 발행된 원작은 마치 철학의 존재론과 인식론을 날줄과 씨줄로 삼은 듯한 깊이감과 메시지 덕분에 만화로는 유일하게 1988년 SF최고 권위상인 휴고 상을 받았고, 타임지 선정 1923년 이후 발간된 100대 소설에 들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주제가 심오하고 묵직하다. 이를 '300'의 잭 스나이더 감독이 훌륭한 영상(Watchmen, 2009년)으로 옮겨 놓았다. 원작의 기기묘묘한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했고,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