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멜라니 그리피스 2

나의 첫번째 슈퍼스타(블루레이)

니샤 가나트라 감독의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The High Note, 2020년)는 신뢰에 대해 말하는 영화다. 시작은 스타의 비서 같은 로드 매니저 매기(다코타 존슨)와 슈퍼스타 그레이스(트레시 엘리스 로스)의 이야기지만 점차 모자지간, 연인 간에 신뢰로 확대된다. 결코 믿음이 없으면 이어지기 힘든 관계들을 어떻게 유지하며 위기를 극복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매기는 그레이스가 좋아서 매니저 역할을 하지만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 이를 위해 매기는 그레이스와 맺은 인연을 이용해서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가지만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다. 급기야 매기가 무너지는 과정을 통해 신뢰를 저버렸을 때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스타와 매니저의 관계를 ..

로리타(애드리안 라인판)

고교시절 모음사에서 나온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소설 '로리타'를 읽은 것은 우연이었다. 당시 모음사에서 나온 프레드릭 포사이드 소설에 빠져있을 때여서 시리즈를 몽땅 구입했더니 같은 출판사에서 '로리타'를 사은품으로 보내줬다. 그때는 나보코프와 로리타 콤플렉스도 모르던 시절이어서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다. 하지만 두툼한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너무 지루해 괜히 읽었다는 후회가 들었다. 나보코프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세밀한 상황 묘사를 따라갈 만큼 이해의 폭이 깊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소설의 위대함을 깨달은 것은 영화를 보고 나서였다. '플래시 댄스' '나인 하프 위크'로 유명한 애드리안 라인(Adrian Lyne) 감독이 1997년 만든 '로리타'(Lolita)는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