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영상이 아름다운 영화를 말할 때 그림 같은 영상이라고 표현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배리 린든'(Barry Lyndon, 1975년)이 그런 영화다. 모든 장면이 마치 유럽의 유명 박물관에 걸린 18세기 유화를 보는 것처럼 은은한 빛 속에 색깔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압권은 촛불 조명 장면. 이 작품은 독특하게도 실내 야경을 전기가 아닌 촛불 조명만으로 촬영했다. 촛불은 전기 조명에 비해 조도가 워낙 낮아 일반 렌즈로는 영화를 찍을 수 없다. 그래서 큐브릭 감독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천체 관측에 사용하는 특수 렌즈를 개조해 카메라에 장착한 뒤 아름답고 독특한 그림을 뽑아냈다. 촛불 조명으로 찍은 실내 장면은 마치 로모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은은하면서 따뜻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