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북한 3

강철비 (블루레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이 교착 상태인 요즘 남북경협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른 조치들도 난항을 겪고 있다. 원래 핵 무기 보유국의 비핵화 조치는 선택지가 많지 않아 협상이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다. 선택 가능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인데 핵 무기 보유국이 해당 무기를 스스로 폐기하는 방법과 주변 국가에서 핵 무기를 보유해 핵 억제력을 확대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피해야 할 최악의 수단이 공격 등 여러 압박을 통한 강제 폐기 조치다. 우리는 당연히 북한이 스스로 핵 무기를 폐기해 이 땅에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여러 나라에 걸쳐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보니 쉽지 않다. 양우석 감독은 웹툰 등으로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을 한 끝에 영화 '강철비'(2017년)를 내놓았다..

용의자

가끔 보면 본말이 전도된 영화가 있다. 스토리, 연기 등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는데 요란한 컴퓨터그래픽이나 눈요기꺼리를 부각해 부족한 기본기를 가리는 식이다. 원신연 감독의 '용의자'(2013년)가 그런 영화다. 이 영화의 액션은 아주 화려하다. 러시아의 시스테마 무술을 이용한 북한 특수부대원과 이를 추격하는 정보기관 요원들의 싸움은 물론이고 자동차 추격전에 총격전까지, 한국에서 일어나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할리우드 액션이 쏟아진다. 특히 계단으로 이뤄진 언덕길을 뒤로 달려내려오는 자동차 추격전은 보는 이를 아찔하게 만든다. 어느 순간 차가 허공에서 한바퀴 공중제비를 돌아 떨어지는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하다. 하지만 정신없이 액션을 몰아치는 것은 좋은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영화 2013.12.28

007 어나더데이

007 시리즈 제작 4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20번째 작품 '어나더데이'(Dia Another Day, 2002년)는 화려한 특수효과로 승부를 건 영화다. 그만큼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는 많다. 그러나 리 타마호리(Lee Tamahori)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북한군을 적으로 삼은 배경 때문에 여러 가지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일단 작품의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고증이 엉망이다. 북한군이 희한한 명찰과 복장을 하고 나오고, 장승에 '늙은 사람', 지뢰 지역 표시판에 '지뢰 출몰'로 표시하는 등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묘사했다. 007은 여전히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이 연기했으며 주제가를 마돈나(Madonna)가 불렀다. 마돈나는 펜싱 연습 장면에 카메오 출연한다. 007 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