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빨치산 2

남부군(블루레이)

지리산에서 활동한 빨치산을 다룬 소설 중에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대표적인 세 작품이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병주의 '지리산', 이태의 '남부군'이다. 이 가운데 태백산맥과 지리산은 각 10권이 넘는 대하소설이어서 영화로 만들기 힘든데, 두레출판사에서 나왔던 남부군은 상, 하 두 권으로 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영화화가 용이하다. 빨치산 출신이 쓴 빨치산 문학의 효시 남부군이 태백산맥이나 지리산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가의 체험이라는 것이다. 책 표지에도 '어느 빨치산의 수기'라는 부제를 달아 이를 강조했다. 본명이 이우태인 작가 이태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에게 학도병으로 끌려갔다가 해방 후 돌아와 기자가 됐다. 서울신문을 거쳐 합동통신에서 기자로 일하던 중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그는 삶의 굴곡을 겪는다. 북..

짝코 (블루레이)

임권택 감독은 가족에 얽힌 아픈 과거사를 갖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 유학 갔던 삼촌이 사회주의자가 되면서 아버지 등이 좌익 활동에 연루돼 곤욕을 치른 것. 특히 아버지가 빨치산이 돼 집을 나간 뒤로 거의 날마다 경찰들이 들이닥쳐 집 뒤짐을 했다고 한다. 견디다 못한 임 감독은 중학교 3학년 때 집을 나와 부산에서 군화를 떼어다 팔면서 살았다. 그때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영화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임 감독도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그런 만큼 '짝코'(1980년)는 임 감독 입장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이 영화는 망실공비(亡失共匪)를 다룬 작품이다. 망실공비란 말 그대로 사망이나 체포가 확인되지 않아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공비를 말한다. 1950년대 공비 토벌전에서 뛰어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