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인이 된 롯데 자이언츠의 명투수 최동원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투 아웃 이후 2 스트라이크 3볼 풀 카운트 상황, 사람들은 마운드에 선 최동원만 바라 봤다. 크게 와인드업 한 뒤, 내리 꽂 듯 공을 던지자 마자 최동원은 포수 쪽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터덜 터덜 마운드를 걸어 내려 갔다. 볼 것도 없이 스트라이크라는 오만함과 자신감의 표시였다. 아니나 다를까, 심판의 스트라이크 아웃을 외치는 요란한 몸짓이 곧바로 이어진다. 이를 TV로 지켜보며 그의 담대함과 자신감에 절로 경탄했던 기억이 난다. 비단 나만 그렇게 느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롯데 팬으로 보이는 박현욱의 장편 소설 '새는'에도 초반 최동원에 대한 같은 얘기가 나온다. 박희곤 감독의 '퍼펙트 게임'은 프로야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