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동철 2

꼬방동네 사람들(블루레이)

이동철의 동명 소설을 배창호 감독이 영화로 만든 '꼬방동네 사람들'(1982년)은 1970~80년대 궁핍한 삶을 살았던 도시 빈민들의 이야기를 핍진하게 그려낸 한국적 리얼리즘 영화다. 본명이 이철용인 작가 이동철은 빈민가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한쪽 다리를 저는 바람에 제대로 된 직업도 갖지 못했다. 결국 어려서 자란 창녀촌에서 좀도둑질과 펨푸 등 양아치 노릇을 하며 살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려 도시 빈민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런 경험을 살려 자전적 소설 '어둠의 자식들'을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그의 소설들은 이장호 감독의 '어둠의 자식들' '바보 선언' 등 여러 편의 영화로 제작됐다. 배 감독도 '어둠의 자식들' 촬영 때 조감독을 하며 이동철을 알게 된 인연으로 ..

바보선언(블루레이)

고난은 때론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1983년)이 그런 영화다. 1974년 '별들의 고향'으로 데뷔해 주목받던 그는 1976년 대마초 파동으로 단속에 걸려 4년간 영화를 만들 수 없었다. 힘들게 4년의 공백을 보낸 후 그는 다시 영화를 만들게 되면 소외계층 이야기를 다루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등장한 작품이 바로 1980년대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다룬 이 영화다. 이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원작자 이동철이다. 이동철을 알아야 더 잘 보이는 영화 이동철을 모르면, 특히 그가 구술하고 작가 황석영이 대필한 자전 소설 '어둠의 자식들'을 읽지 않으면 이 영화를 이해하기 힘들다. '어둠의 자식들'은 온통 욕설과 괄호 속 뜻풀이가 없으면 알아듣기 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