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정범 2

악질경찰(블루레이)

이정범 감독은 '아저씨'에서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와 그에 걸맞는 깔끔한 연출, 현란한 액션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그가 직접 쓰고 각색한 시나리오와 탄탄한 연출이 돋보였다. 덕분에 그가 연출한 '악질경찰'(2018년)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높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내용은 부패한 형사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목숨을 건 모험을 벌이는 이야기다. 주인공 조필호(이선균) 형사는 조폭이 짓는 건물에 투자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경찰의 증거물 보관 창고를 터는 황당한 계획을 세운다. 많고 많은 곳을 놔두고 솜씨좋은 도둑을 동원해 터는 곳이 경찰의 증거물 보관 창고라니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설정이다. 더 많은 돈이 나올 곳도 많은데 제일 위험천만한 곳을 노리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저씨

이정범 감독의 영화 '아저씨'는 한국판 '레옹'같은 작품이다. 마약에 얽힌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소녀가 위기에 빠지자 이름 모를 이웃집 아저씨가 구하러 나서는 설정이 레옹을 연상시킨다. 주인공 차태식(원빈)도 직업만 다를 뿐 레옹 못지 않은 최고의 살인기술을 지닌 전문가다. 악당들 또한 레옹의 게리 올드만처럼 냉혹 그 자체로 똘똘 뭉쳐있다. 대신 이 영화는 한국적 액션과 원빈이라는 꽃미남 스타로 승부를 걸었다. 날랜 몸놀림과 전광석화 같은 칼부림은 덩치 큰 레옹이 따라오기에는 무리다. 무엇보다 실감나는 액션이 이 작품의 백미. 칼 한 자루 또는 맨 주먹으로 원빈이 펼치는 액션은 눈이 따라가기 힘들 만큼 현란하다. 특히 막판 결투 장면은 숨조차 제대로 못 쉴 만큼 몰아치는 긴장감이 일품이다. 당초 잔혹하다..

영화 201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