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Mr. Lawrence, 1983년)는 군대 내 동성애자 색출 발언, 대선 후보들의 동성애 찬반 논란 등으로 시끄러운 요즘 분위기와 잘 맞는 영화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이 점령한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연합군 포로수용소를 무대로 한 이 작품은 일본군과 영국군 사이에 미묘한 동성애 분위기를 다뤘다. 영화 속 내용들은 원작 소설인 '씨와 씨 뿌리는 자'를 쓴 로렌스 판 데르 포스트의 경험에 기초하고 있다. 네델란드군이었던 포스트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자바 섬에서 일본군에 대항할 게릴라 부대를 만들던 도중 일본군에게 사로잡혔다. 죽음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그는 1926년에 배운 일본어로 살려달라고 외쳤고 일본어를 하는 서양 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