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조인성 2

더 킹(블루레이)

한재림 감독의 '더 킹'(2017년)은 개봉 시점이 지금이라면 논란이 됐을 만한 작품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조사 때문에 정치 검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검찰 개혁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치 검찰 이야기다. 정치권에 줄을 잘 서서 자신들의 입신과 양명을 위해 매진하는 검찰들을 통해 검찰 공화국이 무엇인가 잘 보여주는 영화다. 내용은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가 된 태수(조인성)가 검찰 내 실세인 선배들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권력의 맛에 취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태수가 권력의 핵심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몸담게 된 극 중 전략부는 검찰의 특수부를 빗댄 부서다. 전략부의 핵심인 한강식(정우성) 부장과 양동철(배성우), 태수..

비열한 거리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2006년)는 '말죽거리 잔혹사'의 뒤를 잇는 폭력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이 학생들 사이에 빚어지는 날 것 그대로의 우발적 폭력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직업처럼 폭력을 일삼는 조폭들의 간교한 폭력을 그렸다. 직업적인 폭력이란 결국 돈이 달렸다는 소리. 유 감독은 한 푼의 돈을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손바닥 뒤집듯 배신을 일삼는 조폭들의 간교함을 통해 폭력의 비열함을 고발하고 있다. 그러나 '말죽거리 잔혹사'가 '친구'처럼 과거 학창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며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반면 '비열한 거리'는 하드보일드 소설처럼 너무 작위적이다. 무엇보다 조인성이 미스 캐스팅이었다.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조폭 역할로 안어울린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의 몰입도와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