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평양 2

공작 (블루레이)

기사로 언론에 많이 소개된 박채서는 참으로 독특한 인물이다. 3 사관학교를 나와 각종 훈련과 교육을 받고 소령 계급으로 국군정보사령부 공작단 본부에서 근무하던 그는 국가안전기획부의 지시로 이중 스파이 노릇을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남북한을 오가며 이중 스파이 활동을 한 것처럼 가장한 안기부의 공작원이었다. 당시 안기부가 그에게 부여한 암호명이 흑금성이었다. 사업가를 가장해 중국과 북한을 드나들던 박채서는 북에서 꽤나 신임을 얻어 김정일까지 만났다. 덕분에 그는 당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이 주도한 북풍을 막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했다. 북풍이란 지금의 자유한국당이 뿌리를 둔 신한국당에서 선거에 이기기 위해 북한에 무력 도발을 부탁하고 몰래 지원한 것으로, 북에서 일어난 바람이라는 뜻의 북풍 ..

공조 (블루레이)

북한은 참 좋은 영화 소재다. 대결의 상대나 화해와 협력의 상대 등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액션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변주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남북화해 분위기를 타고 '강철비' '브이 아이 피' 등 서로 협력을 다룬 영화들이 여러편 나왔다. 김성훈 감독의 '공조'(2016년)도 그런 영화다. 북한에서 사람을 죽인뒤 달러를 위조할 수 있는 동판을 들고 서울로 달아난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김주혁)를 잡기 위해 특수부대원(현빈)이 방한 사절단에 섞여 내려온다. 양국 정부간 사전 교감에 따라 남한 형사(유해진)가 현빈과 협력해 공조 수사를 하게 된다. 남북한 형사들이 서로 협력해 범인을 잡는다는 설정이 특이하고 신선하다. 하지만 이후 벌어지는 사건 전개는 도식적인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