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리들리 스코트 3

하우스 오브 구찌(블루레이)

1995년 3월 2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발생한 마우리찌오 구찌(Maurizio Gucci) 살해 사건은 꽤 충격적이었다. 사무실로 출근하다가 괴한이 쏜 네 발의 총탄을 맞고 숨진 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세계적 명품업체 구찌(Gucci)의 상속자였다. 그런데 살인범을 잡고 보니 뜻밖의 범인이 따로 있었다. 살인을 교사한 배후는 바로 구찌의 이혼한 전처 파트리찌아 레지아니였다. 구찌 가문의 비극적인 집안사 백만장자였던 마우리찌오 구찌는 보잘것없는 운수업자의 딸 레지아니와 사랑에 빠져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했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잠시였고 1983년 경영권을 승계받은 뒤부터 구찌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제품 판매는 예전같지 않았고 아버지 로돌프 구찌가 죽고 나서 야심 찬 집안사람들이 제각..

리젠드 (블루레이)

리들리 스코트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의 국내 블루레이 출시 제목은 '리젠드'(Legend, 1985년)이다. 그런데 이 제목보다는 우리 입에 익숙한 '레전드'가 더 자연스럽다. 내용은 판타지 세계에서 순수의 상징인 유니콘을 악마로부터 지키기 위해 싸우는 요정의 이야기다. 당시로서는 앳된 얼굴의 톰 크루즈가 요정 역할을 맡았고 10대 소녀의 풋풋한 느낌을 갖고 있는 미아 사라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금은 대배우가 된 톰 크루즈의 신인 시절 모습이다. '탑건' 출연 이전 그의 모습은 소년 티가 가시지 않아 지금과 비교하면 아주 오래된 작품을 보는 느낌이다. 당초 공포물에 가까운 판타지를 생각했던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꽤 큰 규모의 숲 세트를 만들어 촬영을 진행했다. 하지만 나오는 장소가..

델마와 루이스

'델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 1991년)는 '맨 온 파이어'를 만든 토니 스코트 감독의 형 리들리 스코트(Ridley Scott) 감독의 작품이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처럼 두 형제 가운데 형의 작품이 좀 더 나은 편이다. 이 작품을 비롯해 그가 만든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등 영화사에 남을 만한 걸작으로 꼽히며 '글래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 등은 빅 히트를 기록해 성가를 높였다. 이 작품은 야생마 같은 두 여주인공의 일탈을 그리면서 페미니즘을 표방한 것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여성영화로 분류된다. 이전까지 영화 속 여성들의 나약한 이미지와 달리 여주인공들이 자유를 갈망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숱한 아류작들을 나았으며 프랑스의 대표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