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이 각본, 감독에 음악까지 담당한 '디 아더스'(The Others, 2001년)는 심령 스릴러물에 가깝다. 엄마와 두 자녀만 사는 집에 낯선 하인들이 찾아오면서 발생하는 이상한 일들을 다룬 이야기. '식스센스'처럼 영화 내내 숨죽이며 보다가 막판에 허를 찔린듯 당황하게 만드는 작품. 그만큼 마지막 반전이 뛰어나다. 식스센스와 이 작품을 전후해서 서양의 공포물은 두 갈래로 나뉜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빠른 장면 전환과 액션을 통해 짜릿한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 하드 보일드파와, 피냄새를 배제한 단정한 두뇌게임파이다. 후자의 경우 산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 점이 특징. 그래서 누가 귀신인 지, 산 사람인 지 구분이 안간다. 옥사이드팡의 '디 아이'도 유사한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