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 국내 발간된 영화잡지 스크린에서 존 어빈 감독의 '고릴라'(Raw Deal, 1986년) 표지를 처음 봤다. 영화를 소개한 기사에는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피투성이 손으로 권총을 겨눈 사진도 나와 있었다. 처음에는 특이한 제목 때문에 눈길이 갔고 제법 강렬한 사진에 마음이 끌렸다. 당시 아놀드는 '코난'과 '터미네이터' 시리즈, '코만도' 등으로 '람보'의 실베스터 스탤론과 더불어 근육질 액션스타의 쌍두마차였다. 황당한 영화 제목은 아놀드의 우람한 체구와 외모 때문에 붙인 것으로 생각했으나 나중에 영화를 보니 극 중 아놀드가 맡은 잠입요원의 별명이다. 내용은 경찰 가족과 증인이 마피아에게 몰살당한 뒤 이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활약하는 경찰 잠입요원의 이야기다. 잠입요원이란 홍콩영화 '무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