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23/04 7

하얀 연인들

'하얀 연인들'(13 Jours En France, 1968년)은 제목만 보면 로맨스 영화를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다큐멘터리다. 1968년 2월 프랑스 그르노블(Grenoble)에서 열린 제10회 동계올림픽의 이모저모를 담은 영상이다. 원제는 '프랑스에서 13일'인데 이를 일본에서 '백색의 연인'이라고 번안한 것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가져다 썼다. 내용은 제목과 무관하지만 음악은 오히려 엉뚱한 번안 제목이 잘 어울린다. 이 작품의 주제곡은 사랑의 멜로디에 일가견 있는 유명한 프란시스 레이(Francis Lai)가 만들었다.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알 만큼 레이가 작곡하고 다니엘 리카리(Danielle Licari)가 스캣으로 부른 주제곡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국내 FM에서도 심야 방송에서 많이 틀었고 라..

로건(블루레이)

제임스 맨골드(James Mangold) 감독의 '로건'(Logan, 2017년)은 절대 죽지 않고 늙지 않으며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초영웅의 공식을 깬 영화다. 주인공은 엑스맨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적을 무찌르던 무적의 싸움꾼 울버린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더 이상 예전의 울버린이 아니다. 늙고 병들어 지친 노인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름도 울버린이 아닌 로건(휴 잭맨 Hugh Jackman)이다. 로건은 초영웅이 아닌 피곤에 지치고 회한에 가득 찬 뒷모습을 보이는 노인의 이름이다. 근근이 우버 기사로 연명하며 치매에 걸린 자비에(패트릭 스튜어트 Patrick Stewart) 교수를 돌보는 로건은 돌연변이가 멸종된 세상에서 비범한 능력을 지닌 소녀 로라(다프네 킨 Dafne Keen)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