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음악 블루레이&CD 109

토니 베넷: 아메리칸 라이브 클래식(블루레이)

지난해 90세 생일을 넘긴 토니 베넷은 미국의 전설적인 대중 가수다. 초창기에 재즈로 시작해 자신이 좋아했고 나중에 절친이 된 프랭크 시나트라 같은 팝 스타일로 바꿨다. 대표곡은 너무나 유명한 'I Left to My Heart in San Francisco'로, 그의 상징같은 노래다. '아메리칸 라이브 클래식'(an american classic, 2006년)은 그가 2006년 80세 생일을 맞아 미국 공영방송(PBS)과 함께 LA의 빌리 크리스탈홀에서 진행한 42분 분량의 TV쇼다. 하지만 호화찬란한 참가자들을 보면 단순히 TV쇼라고 무시할 게 아니다. 감독은 '시카고' '게이샤의 추억' 등 유명 영화를 만든 롭 마샬이 맡았고 로버트 드니로,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 존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

더 비틀즈 1+ (블루레이)

비틀즈는 일찍이 홍보 영상물에 눈을 뜬 밴드다. 그들은 1960년대부터 싱글을 발표하면 홍보 영상물을 같이 만들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영상물의 효과에 주목하고 음반 녹음 못지 않게 영상물 제작에 공을 들였는데, 비틀즈 역시 카라얀처럼 많은 영상물을 남겼다. 물론 카라얀은 스스로 영상물에 집착한 반면 비틀즈는 프로듀서 조지 마틴과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이 더 열심이었다. 2016년 유니버셜에서 나온 '더 비틀즈 1+'는 비틀즈가 남긴 싱글 히트곡 영상물을 모아서 볼 수 있는 블루레이 타이틀이다. 원래 영국과 미국에서 인기를 끈 그들의 넘버 1 히트곡 27곡을 모은 '1'이라는 음반이 먼저 나왔는데, 여기에 영상을 합쳐서 '1+'라는 이름을 붙여 다시 내놓았다. 총 3장의 디스크로 구성돼 있는데 2..

로저 워터스 더 월(블루레이)

위대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핵심이었던 로저 워터스는 2002년 서울 잠실의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가졌다. 맨 앞줄에서 본 그의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음반으로만 듣고 비디오테이프나 DVD로만 본 그가 온갖 영상과 악기를 동원해 쏟아내는 소리의 마술에 취해 3시간을 정신없이 보낸 기억이 있다. 관객들도 대부분 그의 골수팬인지라 연신 "로저"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로저 워터스는 핑크 플로이드 시절에도 그랬지만 솔로로 나오고 나서도 공연에 아주 많은 공을 들이기로 유명하다. 공연을 위해 영상을 따로 찍고 거대한 세트를 만들어 한 편의 록 드라마처럼 연출한다. 특히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연출한 '더 월' 라이브는 압권이었다. 유명한 가수들이 객원 싱어로 등장해 오페라처럼 연출한 이 작..

유라이어힙 'The Magician's Birthday Party' 라이브 DVD

고교 시절 카세트테이프로 구입했던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유라이어힙의 앨범 'Look at Yourself'는 커버 디자인이 독특했다. 위쪽에 두 개의 눈을 그려 놓았는데 정작 가운데 아무것도 없이 네모난 공간만 표시돼 있었다. 디자인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원판 LP를 보고 감탄했다. 카세트테이프에 비어 있던 중심에 거울처럼 반사되는 은박 재질이 붙어 있었다. 타이틀처럼 LP를 들고 있는 사람을 비춰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 앨범은 당시 FM 라디오에서 틀어준 불후의 명곡 'July Morning'을 우연히 듣고 구입하게 됐다. 당시 키보드와 기타가 현란하게 주고 받는 멜로디에 홀딱 반해서 앨범을 구입한 뒤 이 노래를 마르고 닳도록 들었다. 'July Morning'은 곡 제목 때문에 특히 ..

바클리 제임스 하베스트-글라스노스트 라이브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노래 'poor man's moody blues' 때문에 팝 밴드로 오해받는 바클리 제임스 하베스트는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다. 1966년 영국의 올덤이라는 마을에서 각기 다른 밴드를 하던 또래 청년들이 결합해 만들었다. 올덤예술학교 동창생인 존 리즈와 울리 울스텐홀름, 하트 앤 소울 앤 더 위키즈라는 긴 이름의 밴드를 만든 레스 홀로이드와 멜 프리처드 네 사람이 주축이 됐다. 존이 기타를 치고 메인 보컬을 맡았으며 레스가 베이스와 보컬, 멜이 드럼, 울리가 건반과 보컬을 겸했다. 그렇지만 밴드의 색깔을 내는데 없어서 안될 중요한 인물이 울리였다. 이들이 초기에 지향한 웅장하면서도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사운드는 울리의 멜로트론 연주가 없었다면 나오기 힘들었다. 덕분에 EMI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