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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겟어웨이 (블루레이)

울프팩 2018. 8. 8. 22:26
폭력 미학의 거장 샘 페킨파 감독의 '겟어웨이'(The Getaway, 1972년)를 처음 본 것은 TV에서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주말의 명화 시간에 방영해 준 이 작품을 보고 샘 페킨파 감독에게 홀딱 반했다.

워낙 스티브 맥퀸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당시로선 화끈한 액션과 흥미진진한 이야기 덕에 흠뻑 빠져들었다.
샘 페킨파 감독의 매력은 폭력에 대한 집착에 있다.

그의 폭력은 선악이나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주인공이든 악당이든 가리지 않고 무자비한 폭력을 거침없이 휘두르며, 여성도 봐주지 않고 때리거나 총앞에 방패막이로 내세우기도 한다.

특히 그의 폭력 묘사는 죽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슬로 모션으로 세세하게 보여줘 폭력의 잔혹성과 광기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과거 정통 서부극이나 액션 영화들은 주인공이 휘두르는 폭력을 정의롭게 포장한 반면 샘 페킨퍼는 그러지 않았다.
누가 됐든 거칠 것 없이 휘두르는 폭력을 통해 인간에 내재된 야만적 본성의 맨 얼굴을 숨김없이 보여줬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
감옥에서 갓 나온 맥코이(스티브 맥퀸)는 애인과 은행을 턴 뒤 악당들과 총격전을 벌이고 달아난다.

압권은 모텔에서 벌이는 결투.
지금은 이보다 더 한 폭력 씬이 많지만 1970년대 초반 모텔에서 샷건을 난사하며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꽤나 폭력의 강도가 높은 편에 속했다.

결국 주인공들이 무사히 달아나면서 안티 히어로들이 완전 범죄를 이루는 결말은 국내에서 범죄자를 미화했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샘 페킨파 특유의 댄싱 장면을 보는 듯한 폭력 묘사와 스티브 맥퀸의 연기가 뛰어난 수작이다.

이 작품은 아직까지 국내에 블루레이 타이틀이 출시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나온 블루레이 타이틀은 한글자막이 들어있지 않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아무래도 오래된 작품이어서 윤곽선이 두터운 편이고 필름의 잡티가 그대로 보이는 등 영상이 아주 깨끗하지는 않다.


그래도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보다는 디테일도 좋고 월등 낫다.
음향은 돌비 디지털 모노를 지원한다.


과거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이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퇴보한 셈이다.

부록으로 프로듀서와 영화학자들의 음성해설, 샘 페킨파와 스티브 맥퀸 및 알리 맥그로우의 짧은 음성해설, 갤러리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원작은 제임스 톰슨의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초반 감옥 장면은 텍사스주 헌츠빌 교도소에서 촬영. 스티브 맥퀸은 실제 죄수들과 이 곳에서 일주일 정도 살았다.

스티브 맥퀸은 이 영화에서 함께 연기한 알리 맥그로우와 나중에 부부가 됐다.

거울을 이용해 인물의 앞과 뒤를 모두 보여주는 촬영이 특이하다. 촬영은 '와일드 번치'를 찍은 루시엔 발라드가 맡았다.

각본은 유명 영화감독 월터 힐이 썼다.

은행을 터는 장면은 샘 페킨파 감독이 좋아한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참고했다.

샘 페킨파 감독은 편한 사람들과 자주 작업했다. 이 작품의 촬영감독 루시엔 발라드도 그중 하나다.

음악은 퀸시 존스가 담당. 음악도 좋다.

스티브 맥퀸이 거침없이 여자를 때리는 장면도 논란이 됐다.

1994년에 나온 리메이크작에서는 여주인공을 맡은 킴 베신저가 남자의 주먹질을 맞받아친다. 

알렉 볼드윈이 나온 리메이크작은 원작에 비하면 형편없다.

맥퀸은 페킨파의 연출 스타일을 좋아해서 이 작품을 함께 만들었다. 

이 작품은 스티브 맥퀸, 시드니 포이티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폴 뉴먼이 함께 만든 영화사 FAP의 첫 작품이다.

스티브 맥퀸은 비정한 주인공인 맥코이를 똑 떨어지게 연기했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슬로 모션으로 처리. 이 같은 장면은 훗날 홍콩 누아르에서 흔히 보게 된다.

원래 원작 소설에서는 주인공 일행이 멕시코로 달아나 환락가에서 훔친 돈을 흥청망청 쓰다가 한쪽을 죽이는 결말이다. 이를 페킨파 감독이 관객 호응을 얻기 힘들다고 보고 고쳤다.

원래 주인공 역은 프레디 펄즈에게 배정됐으나, 그가 파격적인 내용을 보고 포기해 맥퀸이 맡았다. 막판 모텔 싸움은 엘패소에서 촬영.

이 작품은 샘 페킨파 영화 중에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영화로 꼽힌다. 페킨파 감독은 14편의 영화를 남기고 1984년 알코올과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다.

겟어웨이 DE
The Getaway (1972) (겟어웨이) (한글무자막)(Blu-ray) (2007)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