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나는 전설이다 (4K 블루레이)

울프팩 2018. 7. 19. 15:06

익숙한 일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생경함 또한 또 다른 공포다.
프랭클린 샤프너 감독의 '혹성탈출'에서 본 바닷가 모래밭에 파묻힌 자유의 여신상의 익숙하지 않은 모습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은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2007년)에서 그때의 생경한 공포를 다시 재현하고 있다.
잡초가 웃자란 뉴욕 5번가, 인적 없는 괴괴한 도시를 사슴떼가 질주하고 어디선가 튀어나온 사자가 사슴을 사냥한다.


지금의 모습과 너무 다른 뉴욕의 을씨년스럽고 괴괴한 풍경은 그 어떤 공포 소설 못지않은 섬뜩함으로 다가온다.
거기에 내재된 또 다른 공포는 바로 보이지 않는 적이다.

 

어둠 속에 숨어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좀비가 된 인간들도 두려운 존재지만 정작 무서운 것은 좀비를 만드는 미세한 바이러스들이다.
인간의 세포를 갉아먹는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욱 무섭다.

 

총으로 쏠 수도 없고 멱살을 드잡이 할 수도 없는 상대이다 보니 인간의 무력함을 극도로 드러내게 만든다.
최후의 인류가 된 사나이의 처절한 싸움을 그린 이 작품은 낯섦과 고립이라는 인간 본연의 내재된 공포를 통해 긴장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리처드 매터슨의 원작 소설이 워낙 빼어난 덕분이기도 하지만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의 완급을 적절히 조절하는 탄탄한 연출과 윌 스미스의 연기도 훌륭했다.

비록 설명이 미흡한 부분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액션이나 이야기 구성, 연출 등 모든 면에서 떨어지지 않는 잘 만든 작품이다.

4K 블루레이 타이틀은 4K 디스크와 일반 블루레이 디스크 등 2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블루레이보다 약간 더 낫다.

조목조목 미세하게 따지지 않는 일반적인 감상 환경에서 편하게 본다면 일반 블루레이보다 4K 타이틀이 월등 좋다고 느끼기 힘든 화질이다.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어두운 부분의 세부 묘사 등에서 미세하게 4K 타이틀이 앞서는 편이다.

일반 블루레이나 4K 모두 색감이 찬란하고 칼 같은 선예도를 자랑한다.

 

4K의 경우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한다.

리어 채널을 적극 활용해 서라운드 효과를 잘 살렸다.

 

이 타이틀의 서라운드 효과는 DVD 타이틀 시절보다 알아준 만큼 블루레이와 4K에서 더 증폭됐다.

특히 잔향음을 잘 살려 소리의 입체감을 강조했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다큐멘터리, 코믹 내용, 특수효과 설명 등이 일반 블루레이 디스크에 수록됐다.

참고로 과거 출시된 DVD 타이틀은 극장과 엔딩이 다른 감독판을 수록했는데, 4K는 극장판을 수록했다.

 

감독판 엔딩은 일반 블루레이 디스크의 추가 장면에 따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리처드 매터슨이 1954년 발표한 동명 소설이 원작. 뛰어난 원작은 1964년 '지상 최후의 남자', 1971년 찰튼 헤스톤이 주연한 '오메가 맨' 등 2번이나 영화화됐으며 이번이 세 번째 영화화다.

생경한 공포를 을씨년스러운 풍광으로 잘 표현한 장면들. 실제 뉴욕시에서 한낮에 교통을 통제하고 촬영.

초반 윌 스미스가 운전하는 차는 무스탕 셀비. 차량 질주 장면은 '고 모빌'로 촬영. 고 모빌은 또 다른 운전석이 자동차 옆에 붙어 있는 장치다. 배우는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연기하고 스턴트맨이 따로 부착한 운전석에서 실제 운전을 한다.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 과시한 윌 스미스. 주연 후보로 톰 크루즈, 마이클 더글라스,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이 올랐다.

이 영화는 바이러스 이야기이다. 변종 홍역 바이러스가 광견병과 접촉해 KV라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든다.

뉴욕항에 정박 중인 항모 인트레피드.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에 동원된 이 항모는 퇴역해 현재 뉴욕에서 해양 우주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원작 소설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흡혈귀가 된다. 그러나 '오메가 맨'과 이 작품 등 영화에서는 재미를 위해 좀비가 되는 것으로 설정했다.

다양한 기생균 집단인 바이러스는 산소가 없어도 생존한다. 바이러스가 분비하는 염증성 단백질 때문에 각종 질병이 발생.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만 살며 세포를 장악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든다.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은 소화기, 장, 폐 등 특정 세포에 잘 달라붙는 분자구조를 갖고 있다.

유명 소설가 스티븐 킹은 리처드 매터슨의 원작 소설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리처드 매터슨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결투'의 원작 소설인 '한밤의 스토커'를 비롯해 '환상특급' 등 55편의 극영화 대본을 썼다.

피난민들을 뒤로한 채 다리를 폭격해 끊는 장면. 6.25 전쟁 때 끊어진 한강 인도교와 철교 사진을 떠올리게 만든다.

주인공은 좀비와 바이러스라는 두 가지 적을 상대로 싸운다.

극도로 절망적 상황에서 과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을까. 종교적 믿음과 구원의 뜻을 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는 은연중에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원래 이 작품은 2가지 결말을 갖고 있다. 확장판은 주인공이 바이러스를 치유해 좀비들이 스스로 물러가고 윌 스미스와 일행이 행복한 여정을 떠나는 결말이다.

나는 전설이다 (프레스티지 콜렉션) : 블루레이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나는 전설이다 4K UHD (2Disc 한정수량)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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