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4K 블루레이)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콘솔 키드들을 위한 영화다.
원작이 유명한 비디오 게임인 캡콤사의 '바이오 하자드'이기도 하지만 시리즈의 내용이 전형적인 게임 구성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끝없이 몰려 나오는 좀비들, 앞뒤 가릴 것 없는 난타전과 총격전으로 최대한 적을 많이 쓰러뜨려야 하는 액션 게임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5번째 시리즈인 폴 앤더슨 감독의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Resident Evil: Retribution, 2012년)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이전 작품에서 죽은 줄 알았던 캐릭터들까지 모두 불러내고, 괴물들도 총동원했다.
그야말로 시리즈의 모든 요소를 뒤섞은 종합선물세트같은 작품이다.

이런 상황에 줄거리는 무의미하다.
아케이드성 액션 게임에 줄거리는 의미가 없기 때문.

이 영화도 무조건 때려 부수는데 초점을 맞춰서 얼마나 싸우는 모양새가 그럴싸한 지 겉멋에만 치중한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면 수십, 수백 편의 시리즈를 만들 수 있겠지만 과연 사람들에게 통할 지는 미지수이다.

내용은 좀비 바이러스를 만든 엄브렐라사의 비밀기지에 갇힌 여주인공이 탈출 작전을 다루고 있다.
이번 작품을 비롯해 일련의 작품들을 보면 폴 앤더슨은 영화감독이 아니라 콘솔게임 기획자가 더 어울릴 것 같다.

하물며 요즘 나오는 콘솔게임 '어쌔신 크리드' '히트맨' '용과 같이' 등은 영화 못지 않게 스토리가 탄탄한 데 이 작품은 그런 게임들만도 못하다.

미국판 4K 박스세트에 포함된 이 작품의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4K 타이틀은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만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은 한글자막이 들어있지 않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매끈한 화질을 자랑한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확실하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총소리와 굉음이 압권이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의 경우 다양한 부록이 들어 있다.
2편의 음성해설과 HD 영상의 삭제장면, 피처렛, 아웃테이크 등이 수록됐으며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변함없이 밀라 요보비치가 주인공을 맡았다.

4편의 엔딩에서 이어지는 장면은 토론토에서 폐선을 빌려 촬영. V-22 오스프리 헬기 등은 모두 CG다.

밀라 요보비치는 1편때 폴 앤더슨 감독을 만나 4편 촬영 때 결혼을 했고, 이 작품이 부부가 함께 만든 첫 작품이 됐다. 요보비치는 그래서 이 작품을 "아이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부록을 보니 아이도 많이 커서 제작 당시 4세였다.

폴 앤더슨 감독은 예전 인터뷰에서 엄브렐라 건물을 대전의 제 2 정부종합청사를 흉내내 만들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푸른 옷을 입은 예쁘장한 좀비는 일본 유명가수인 미카가 연기했다.

중국계 리빙빙이 에이다 웡을 연기.

전작들에 등장한 괴물들까지 총동원했다.

모스크바로 설정된 거리를 질주하며 망가지는 자동차는 6억~7억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 팬텀.

전작들의 보조 캐릭터들까지 다 불러낸 설정은 마치 멀티 롤 게임을 보는 것 같다.

도쿄 모스크바 뉴욕 등 다양한 도시들이 나와서 스케일이 커보이지만, 실제 해당 도시에서 벌어지는 게 아니라 시뮬레이션 장치가 가짜로 만든 모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토론토 스튜디오에 74개 세트를 지어서 촬영. 모스크바의 경우 현장을 정밀하게 찍은 뒤 이를 세트와 CG로 재현했다.

빠른 동작과 슬로 모션을 넘나들며 액션이 화려하게 보이도록 액센트를 줬다.

엑스레이 영상처럼 타격 대상의 몸 속이 보이며 타격 부위의 손상을 보여주는 장면은 콘솔게임 '모탈 컴뱃'을 닮았다. 폴 앤더슨 감독은 '모탈 컴뱃'도 영화로 만들었다. 그만큼 이 작품에는 여러 게임의 요소들이 뒤섞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