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블루레이)

울프팩 2013. 7. 22. 10:56

가이 리치(Guy Ritchie) 감독의 데뷔작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1998년)는 재기로 똘똘 뭉친 기발한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가이 리치는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으며, 다음 작품인 '스내치'까지 명성을 이어가다 마돈나와 결혼하면서 급격히 추락했다.

노름빚에 인생이 꼬인 청년들이 빚을 갚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다룬 이 작품은 펑키 액션과 코미디가 결합됐다.
다수의 인물들이 등장해 여러가지 상황이 동시에 펼쳐지는데, 복잡한 상황들이 어찌나 정교하게 아귀가 들어 맞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만큼 가이 리치 감독의 시나리오가 치밀한 추리소설이나 퍼즐처럼 완성도가 높다는 뜻.
더불어 펼쳐지는 상황들이 잔혹하면서도 황당해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이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다.
과도한 욕심을 부린 악당들은 그에 걸맞는 대가를 치르며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라는 성경 구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렇다면 멋모르고 사건에 휘말린 청년들은 보상을 받을까.
가이 리치 감독은 이 또한 기막힌 열린 결말로 관객에게 맡겼다.

전체적으로 가이 리치 감독은 들고 찍기와 16밀리 필름처럼 거친 영상으로 현장감을 살렸다.
뮤직비디오 시대에 어울리는 영상 감각을 지닌 감독답게 컷 또한 정신없이 넘기며 속도감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뛰어난 데뷔작을 선보인 재기발랄한 감독의 총기는 여기까지 인 듯 싶어 안타깝다.
'스웹트 어웨이' 이후 '셜록 홈즈' 시리즈까지 요란하기만 할 뿐 데뷔작 만큼 정교한 작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거친 질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화질이다.
그만큼 지글거림이 보이고 필터링된 색감이 깔끔하지는 않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가 적절히 울리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울림이 좋은 소리를 들려 준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제이슨 스태덤은 영화 도입부에 나온 야바위꾼처럼 거리에서 판매원으로 일했다.
한심한 네 청년을 연기한 닉 모란(왼쪽부터), 제이슨 스태덤, 덱스터 플레처, 제이슨 플레밍.
흑백영화처럼 무채색에 가까운 영상이 특징.
거친 해결사 빅으로 나오는 비니 존스는 이 영화로 데뷔했다. 그는 첫 촬영일에 이웃을 때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구류에서 풀려났다.
비니 존스가 연기한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해결사 빅 크리스는 실제 갱단이었던 데이브 코트니의 삶을 기초로 만든 캐릭터다.
가수 스팅이 한 청년의 아버지 JD 역을 맡았다. 그의 술집으로 나온 곳은 실제로는 빅 네일러스라고 불리는 술집이다. 영국 런던의 스미스필드 고기시장 건너편에 있다고 한다.
스티븐 마커스가 원형 유리 테이블 위에 컵을 올려 놓다가 깨트리는 장면은 원래 대본에 없는 실수였다.
불독같은 인상의 늙은 해결사 배리를 연기한 레니 맥린은 이 영화가 영국에서 개봉하기 한 달 전에 암으로 사망했다.
레니 맥린은 배우가 되기 전에 권투선수였다. 그는 촬영 중 아파서 감기인 줄 알았는데, 종료 후 진찰을 받아보니 폐암이었고 이미 암세포가 뇌로 전이 된 상태였다
1968년 영국에서 태어난 가이 리치 감독은 어려서 '내일을 향해 쏴라'를 보고 영화감독이 되기로 했다. 그는 15세때 학교를 그만두고 영화판에서 경력을 쌓았다.
악당 두목 해리 역은 원래 레이 윈스톤이 제의를 받았다.
가이 리치 감독은 마돈나와 두 아들을 낳고 2008년 이혼했다. 이후 14세 연하의 모델 재키 에인슬리를 사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