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트랜스포머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숀 레비 감독의 '리얼스틸'(Real Steel, 2011년)은 로봇을 매개로 한 따뜻한 가족영화다.
고아처럼 혼자 살아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들이 가족의 정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매개체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격투용 로봇이다.
가까운 근 미래, 사람들은 과격한 스포츠를 위해 격투용 로봇을 만든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잘려나가거나 머리가 뽑혀도 심적인 고통을 덜 받기 위해서다.
로봇을 통해 과격한 액션은 액션대로 살리고 따뜻한 가족애도 부각시키겠다는 1석2조의 발상이다.
그런데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거칠게 충돌하는 무쇠 덩어리들의 이면에서 서서히 관계를 회복해 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정을 볼 수 있다.
그 점이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비결이다.
처음에 로봇이 나온다길래 아예 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유럽 출장길에 비행기에서 보고 홀딱 반했다.
재미도 재미이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곱디 고운 영상 때문이다.
여기에는 마우로 피오레라는 걸출한 촬영감독이 있다.
'아바타' '태양의 눈물' '아일랜드' 'A-특공대' 등을 찍은 그는 명과 암의 극명한 대조 속에 인물을 부각시키고, 와이드 화면을 잘 살린 서정적인 촬영으로 감성을 자극했다.
덕분에 이 영화는 쇳덩어리들이 부딪치는 굉음 속에서도 휴머니티, 특히 부성애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브래드 버드 감독의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의 실사판을 보는 듯한 잘 만든 가족영화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깨끗한 화질을 자랑한다.
발색이 곱고 콘트라스트가 극명하게 살아 있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훌륭하다.
특히 저음의 박력이 대단해 로봇 경기 장면이 실감나고, 리어에서 끊임없이 각종 효과음이 흘러 나온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세계적인 전설의 복서 슈거 레이 레너드가 지도한 권투 훈련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으며, 모두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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